박물관 사람들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의미와 가치를
생생하게 소개하고자 노력합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국인 객원 해설사, 파비앙 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는 많은 국내외 관람객이 발걸음을 합니다. 전시를 혼자 보시는 분도 있고, 해설사의 좀 더 깊이 있고 다채로운 해설을 들으며 전시를 이해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는 조금 특별한 해설사가 있습니다. 바로 ‘외국인 객원 해설사’입니다. 외국인 객원 해설사 1기 파비앙 윤(Fabien Yoon)을 만나 활동 내용과 그 의미를 물었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대한민국 근현대사 전시 해설 경연대회에 참가한 후 12시간 이상 교육받은 17개국 외국인을 지난해 12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국인 객원 해설사’로 위촉했습니다. 해설이 가능한 외국어는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일본어, 베트남어, 몽골어, 태국어, 터키어, 체코어, 카자흐스탄어, 아제르바이잔어, 투르크메니스탄어, 키르기스스탄어, 미얀마어, 폴란드어, 우즈베키스탄어, 우크라이나어 등입니다. 파비앙 윤 해설사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전시 해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현재 배우, 라디오 DJ, 작가는 물론 한국의 역사, 문화와 관련된 활동도 꾸준히 하고 계십니다. 무척 바쁘신 것 같은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외국인 객원 해설사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전시를 관람하러 자주 오는데, 작년 10월에 외국인 객원 해설사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되어 지원했습니다. 해설사 활동을 하기 위해 박물관에서 교육을 받았고, 현재 약 12회에 걸쳐 전시 해설을 진행했습니다. 이전부터 한국의 역사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다양한 사건과 큰 변화가 있었던 근현대사는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중요한 해이니만큼, 박물관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람객에게 한국의 근현대사를 깊이 있고 흥미롭게 알려주고 싶어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Q

담당하고 있는 해설 코스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에 초점을 두고 해설을 진행합니다. 3·1운동이 한국에 어떤 의미를 지닌 사건인지, 1919년이 근현대사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시기인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상설 전시관에서 소개하는 유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그 시대에 대해 보다 생생하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외국인 객원 해설사로 활동하면서 많은 관람객을 만나실 텐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해설 덕분에 한국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뿌듯했습니다. 한국이 이렇게 힘든 시기를 거쳐온 것을 몰랐는데 직접 유물을 보고 설명을 들으면서 참 대단한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관람객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제 설명이 한국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에 참 기뻤습니다. 또 관람객의 칭찬은 제가 해설사로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더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Q

그럼 전시 해설을 할 때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어로 역사를 설명할 때는 단어를 통해 뉘앙스나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영어나 프랑스어로 설명할 때는 단어 특유의 뉘앙스,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또 사건이나 단체 이름을 설명하는 것도 힘듭니다. 예를 들면, 한국은 연호(年號)가 있기 때문에 사건이나 단체를 말할 때 연호를 앞에 두고 을미사변, 을사오적, 갑오개혁 등으로 지칭합니다. 하지만 이는 외국에는 없는 개념이라 그런 점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해설할 때는 최대한 관람객 입장에서, 듣는 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은 부분은 되도록 풀어서 설명하려 합니다.

Q

본인 해설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역사를 해설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해설한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해설을 준비할 때 프랑스어,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 서적과 다양한 한국어 자료를 계속 읽고 공부합니다.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고 다각도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여러 사람 입장에서 바라본 근현대사를 전달하려 합니다. 그리고 설명과 함께 유물 또는 그 시대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도 함께 소개합니다. 1시간 내내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만 하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설명하는 중간중간 신기하거나 재미난 이야기를 섞어서 하는 편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주변에 있는 유적지에 대해 설명할 때는 많은 관람객이 재미있다고 해주십니다.

Q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을 위해 박물관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지금도 다양한 교육·강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내국인 대상이라 외국인을 위한 강연이 많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딱딱한 내용의 강연보다 사람들이 부담 없이 재밌게 들을 수 있는 강연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더 많은 외국인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아와 의미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소식지와 웹진 구독자 여러분께 한말씀 해주세요.

한국 역사는 정말 오래되었고 사건도 많았습니다. 대한민국은 제가 인터뷰를 하는 2019년 4월 현재 이 순간까지 어려움을 이겨내며 이어왔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러한 역사를 통해 여러분이 얼마나 대단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전시 해설 프로그램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외국어 전시 해설 신청 방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교류홍보과(02-3703-9250) 사전 신청
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걸음기자단 6기 백지연
top
<역사공감>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관련된 전시, 조사·연구, 교육, 문화행사 및 교류 사업을 수행하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다양한 활동을 전하는 계간 소식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