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가는 시간

박물관 리포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2026년 상반기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아리랑 오브 락樂>

나운규에서 BTS까지,
어린이들이 만난 아리랑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2026년 상반기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으로 <아리랑 오브 락樂>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개봉 100주년과 BTS의 <ARIRANG> 광화문 공연을 계기로 기획되었으며, 아리랑의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냈다.

아리랑 오브 락樂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2025년 여름부터 현대 소아 보건의료 발전 과정을 살펴보는 구술 조사를 진행했다. 병원은 의술(醫術)을 행하는 공간을 넘어, 교육·문화까지 다양한 분야로 역할이 확대되었다. 그중 소아과는 성인과 신체적·정신적으로 다른 ‘어린이·청소년’을 담당하는 과로, 병원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분과이다. 특히 ‘병원학교’ 는 치료를 넘어 교육에 이르기까지, 건강장애학생1)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병원과 의료진, 관계자들의 노력과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병원학교’의 설립 배경, 개교, 운영 현황을 간략히 소개함으로써 병원의 다양한 역할과 병원학교를 채워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한다.
과거 ‘사망 선고’로 여겨졌던 백혈병 등 소아암은 1990년대 전반 완치율이 60~70%까지 높아지면서 불치 병이 아닌 ‘완치 가능한 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후 어린이 전문 병원의 설립, 진료 분과 세분화,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1990년대 후반 소아암 관련 질환 완치율이 80%대로 상승함에 따라, 소아암 환자들이 완치 이후 학교와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준비 문제가 제기되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소아과학교실 신희영 명예교수는 “1995년 완치하여 퇴원한 환자가 학교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지내다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서의 ‘올바른 치료’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소아암 환자의 완치 후 학교·사회 적응에 대한 문제 인식과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은 1979년 핀란드에서 병원학교를 경험하고 돌아온 최용 어린이병원 원장의 지지와 신희영 교수의 열정으로 구체화되었다. 그 결과 1999년 7월 15일, 어린이병원 7층에 어린이병원학교가 정식 개교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학교 설립 이후 병원의 역할은 의학적 치료를 넘어 교육의 영역까지 확대되었다. 병원학교에서는 국어·영어·수학·과학 등 교과 과목뿐만 아니라, 무용· 미술·심리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자원봉사자 선생님 수업이 운영되고 있다. 병원학교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병과 치료 과정을 이해하고 극복할 힘을 길러가고 있다.

박물관에 울려 퍼진 아리랑
흥겨운 아리랑 가락이 박물관 강의실에 울려 퍼졌다. 아리랑을 처음 불러보는 초등 4학년 아이들 20여 명의 노랫소리다. 떠듬떠듬 시작했지만 익숙한 선율을 금세 익히며 점차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들이 피아노와 장구 반주에 맞춰 <아리랑>,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까지 다양한 아리랑 노래를 부르고 나자, 교실 곳곳에는 “아리랑이 이런 노래였구나!” 하는 반응과 웃음이 번졌다.

전시실 활동 모습

전시실 활동 모습

근현대사를 따라 만나는 아리랑
<아리랑 오브 락樂> 교육 프로그램은 시청각 강의와 전시실 활동, 체험 활동으로 구성되었다. 먼저 시청각 강의에서는 식민지 조선인의 아픔을 담은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1926) 주제가를 비롯해 머나먼 타향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던 고려인들의 아리랑, 독립의 염원을 담은 한국 광복군의 아리랑, 그리고 남북 평화를 소망하며 만들어진 <홀로 아리랑>(1990)까지,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아리랑이 지닌 의미를 살펴보았다. 또한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2012)되고, BTS의 (2026)으로 재해석된 사례를 통해 오늘날 K-컬처의 중요한 문화유산임을 되새겼다.

유성기 음반부터 나만의 아리랑까지
전시실 활동에서는 상설전시실에서 옛날 유성기 음반을 디지털 음원으로 들어보고,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성기 음반 실물 자료를 직접 관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한 아리랑 LP 음반을 학생들이 직접 레코드 플레이어(턴테이블)를 통해 들어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어서 진행된 체험 활동도 큰 호응을 얻었다. 여러 아리랑을 직접 불러본 뒤, 옛 유성기 음반 모형의 활동지에 자신만의 아리랑 가사를 지었다.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전승돼 온 아리랑처럼, 각자의 감정과 이야기를 노랫말로 표현해 보는 활동이었다. 어린이들은 고민 끝에 자신만의 가사를 완성하고 음반 레이블 위에 노래 제목과 이름을 적으며 특별한 ‘나만의 아리랑’을 만들어냈다.

“아리랑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교육을 마친 뒤 어린이들은 “아리랑이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아리랑 종류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노래를 직접 불러본 시간이 가장 재미있었다”, “아리랑의 역사를 잘 알게 되었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아리랑 오브 락樂>은 아리랑을 단순한 옛 노래가 아닌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는 문화유산으로 체험하게 한 프로그램이었다. 이번 교육은 어린이들에게 아리랑이 우리 역사의 기억을 담은 노래인 동시에, 새로운 창작과 표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화적 자산이자 자긍심의 원천임을 보여주었다.

아리랑 유성기 음반(1933)

아리랑 유성기 음반(1933)

음반 활동지를 활용한 체험 활동

음반 활동지를 활용한 체험 활동

시청각 강의 모습

시청각 강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