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소식

근현대사박물관 방문기

백 년 전 어린이라는 씨앗에 심은 희망
기획전 《우리는 잎트는 조선의 꽃》

기간 2026년 8월 30일까지 | 장소 창원시립마산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기간 2026년 8월 30일까지
장소 창원시립마산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창원시립마산박물관은 2026년 상반기 기획전 《우리는 잎트는 조선의 꽃》을 통해 설립 100주년을 앞둔 대자유치원의 역사를 조명한다. 1927년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환경 속에서 조선인이 세우고 마산 지역민들이 함께 지켜낸 이 교육의 요람은 단순한 유치원을 넘어 조국의 미래를 준비했던 연대의 공간이었다. 어린이라는 씨앗을 통해 광복의 봄을 꿈꿨던 이들의 헌신적인 기록을 따라가 보았다.

근현대사박물관 협력망 지원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전국 150여 곳의 근현대사 관련 박물관과 함께 소통 및 협력할 수 있도록 ‘근현대사박물관 협력망’을 운영하며, ‘협력망 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학예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근현대사박물관 방문기’ 코너에서는 ‘협력망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관과 전시를 소개합니다. 이번 호에서 소개하는 특별전 《경계와 기억의 땅, 하야리아》는 2025년 협력망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임시수도기념관의 전시입니다.

창원시립마산박물관 기획전

백 년 전, 척박한 땅에 뿌려진 교육의 씨앗이 오늘날 소중한 기록의 꽃으로 피어났다. 창원시립마산박물관은 1927년 5월 1일 박물관 인근에서 개원해 민족 교육의 산실이 되었던 대자유치원의 역사를 이번 전시의 주제로 삼았다. 대자유치원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유치원이자 조선인이 주체가 되어 우리 아이들을 직접 교육한 곳으로, 전시는 그 숭고한 설립 배경과 백 년의 과정을 세밀하게 조명한다. 당시 한국 불교계와 마산 지역사회는 도심 포교당을 중심으로 민족운동가들과 연대하여 이 교육기관을 설립했다. 전시에 소개된 ‘구하스님의 인장’과 당시의 활동사진 등 다양한 기록은 비바람 치는 들녘과 같은 시대 상황 속에서도 조국의 미래를 위해 배움의 싹을 틔우고자 했던 지역민들의 강한 의지를 증언한다.

억압 속에서도 마음으로 지켜낸 정체성

전시에서는 일제강점 말기, 더욱 거세진 탄압 속에서도 아이들이 어떻게 우리말과 노래를 이어갔는지 보여준다. 특히 관람객의 시선이 오래 머무는 자료는 1942년 발행된 제15회 졸업 앨범이다. 표지에 인쇄된 일장기 위에 누군가 색연필로 태극기의 형상을 덧그려놓은 흔적은 시대를 견디며 끝내 지키고자 했던 민족적 자긍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1933년 아이들이 학예회에서 불렀던 노래 ‘조선의 꽃’ 가사는 학교에서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삭막한 교실 안에서도 아이들의 몸짓과 놀이 속에 우리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었음을 전해준다. 이번 전시명인 《우리는 잎트는 조선의 꽃》 역시 이 노래의 후렴구에서 가져온 것이다.

백 년 전의 목소리가 건네는 위로

전시는 백 년의 기록을 갈무리하며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묻는다. 특히 전시장 한편에서는 1933년의 동요를 현재 대자유치원 어린이들이 다시 부르는 영상이 상영된다. 백 년 전 아이들이 씩씩하게 자라 꽃처럼 피어나길 바랐던 염원은 긴 시간을 지나 오늘의 목소리로 이어진다. 일제강점기 낯선 언어와 상징으로 가득했던 교실 기록을 마주한 관람객들은 오늘 우리가 누리는 당연한 일상들이 결코 우연이 아니며, 누군가 뿌린 희망의 씨앗이 일구어낸 ‘봄’임을 깨닫게 된다.

창원시립마산박물관의 기획전 《우리는 잎트는 조선의 꽃》은 지역의 역사적 경험을 현재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관람객들에게 대자유치원의 100년 역사를 새롭게 만나는 기회를 제공한다. 척박한 시대를 견뎌내고 기어이 봄을 맞이한 잎트는 꽃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곁에 머무는 기록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길 바란다.

창원시립마산박물관의 기획전 《우리는 잎트는 조선의 꽃》은 지역의 역사적 경험을 현재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관람객들에게 대자유치원의 100년 역사를 새롭게 만나는 기회를 제공한다. 척박한 시대를 견뎌내고 기어이 봄을 맞이한 잎트는 꽃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곁에 머무는 기록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길 바란다.

“어두운 시기에도 씨앗을 뿌렸던 이들을 기억하며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 대자유치원을 조명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자유치원은 설립 100주년을 앞둔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조선인이 세우고 조선의 아이들을 교육한 기관이라는 점, 그리고 어려운 시대 속에서도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이를 지켜냈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육기관을 넘어 시대의 이야기와 사람들의 뜻이 담긴 공간으로서 대자유치원의 역사를 전시로 풀어보고자 했습니다.

◉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머물렀던 자료가 있다면요?
1942년 졸업 앨범 속 한 장의 교실 사진입니다. 겉으로 보면 평범한 교실 풍경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교실 상단에는 일장기가 걸려 있고 곳곳에 일본 전통 인형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 사실을 인지한 뒤로는 이 사진을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조용히 눌리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여겼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일상을 되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지를 돌아보며 감사함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자료입니다.

◉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길 바라시나요?
이번 전시는 ‘어두운 시기에도 씨앗을 뿌린 이야기’입니다. 일제강점기 마산 지역민들이 아이들을 통해 희망을 키워냈던 것처럼, 관람객 여러분도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꿈과 빛을 떠올려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