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가는 시간
현대사 자료실
기증 자료로 보는
경제개발과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
대한민국 현대사의 두 축인 경제발전과 민주화 운동을 조명하는 귀한 기증 자료가 공개된다. 1960~1970년대 비공식 정책 자문 기구였던 ‘국민경제연구회’의 연구보고서와 유신독재에 맞선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 원본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 현대사의 주요 변곡점에서 경제발전을 위한 숨은 노력과 민주주의를 위한 고뇌와 용기가 투영된 이 기록들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성장의 뿌리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박정근 기증, ‘국민경제연구회 연구보고서’
대한민국은 단기간에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경제성장 둔화, 그리고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민주주의 위기 상황 등은 우리 경제와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다시금 깊이
성찰하게 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1960~1970년대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위한 노력을 조명할 역사적 가치가 큰 두 기증
자료를 소개한다. 하나는 당시 정부의 비공식 경제정책 자문 기구였던 ‘국민경제연구회’의 연구보고서이며, 다른 하나는
유신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사건인 천주교 원주교구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 원본이다. 이 자료들은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두 축인 경제개발과 민주주의를 위한 노력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기증 이야기 1. 국민경제연구회 연구보고서
첫 번째 자료인 국민경제연구회 연구보고서는 민족경제론을 주창한 경제학자 박현채의 아들 박정근 교수가 기증했다.
기증자는 부친이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초까지 간사로 활동하며 관여했던 관련 문서 등 총 190건
355점을 기증했다. 국민경제연구회는 1964년부터 1970년까지 주요 경제정책 및 현안을 검토해 대안을 제시한
비공식 정책 자문 기구였다.
현재 10호부터 178호까지의 보고서가 남아 있으며, 박현채 사후 조석곤 교수 등 후학들이 사무실을 정리하며 발견한
것이다. 이 사료는 조석곤 교수가 오랜 기간 보관해 오다 현대사 전문 박물관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잘
보존·활용하기를 바라는 유족의 뜻에 따라 기증되었다.
보고서의 주제는 외화 절감, 수입 대체, 수출 육성, 경제 계획, 농업 등 당시의 핵심 경제 현안이 주를 이룬다.
특히 기록을 통해 대통령, 비서실장(이후락), 경제기획원장 등 권력 핵심부에 고정 배포된 사실이 확인되어 당시 정책
결정에 실질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박물관은 이 자료의 연구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스캔 작업을 마쳤으며,
올해 해제 발간 및 외부 공개 작업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김상진 기증, 1974년 7월 23일 발표한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 원본
기증 이야기 2. 지학순 주교의 ‘양심선언’ 원본
두 번째는 유신 정권에 저항했던 지학순 주교 관련 자료 22건 22점으로, 천주교 김상진 스테파노 신부가 기증했다.
대표 자료는 지학순 주교가 1974년 민청학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어 구금되었다가 풀려난 직후, 명동성당 앞에서
발표한 ‘양심선언’ 원본이다.
당시 유신 정권은 긴급조치 제4호를 발동해 민주화 투쟁을 벌이던 인사들을 대거 구속했다. 귀국 직후 남산
중앙정보부에 구금되었던 지학순 주교는 석방된 후 “유신헌법은 무효이며 긴급조치는 자연법을 유린한 것”이라는 다섯
가지 비판이 담긴 양심선언을 발표했다. 이 문건은 당시 변호사가 주교의 말을 받아 대필한 원본으로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양심선언문 외에도 지학순 주교가 독재에 맞섰던 행적과 당시 민주화 운동의 전개 양상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록들을 함께 기증받았다.
김상진 기증, 1973년 11월 5일 발표한 천관우·지학순·법정·이호철·함석헌·김지하·조향록·김재준의 시국선언 등 민주화 운동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