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2023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시를
돌아보다

2023년은 한미동맹의 해였다. 한미동맹은 정전협정(1953.7.27.) 11일 후인 8월 8일 체결된 군사조약(초기 경제원조 포함)이 기반이 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근간으로 한다. 조약은 서울 경무대에서 가조인(假調印)되고 두 달 내 미국 워싱턴DC에서 공식 체결(1953.10.1.)됐다. 2023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시는 이런 시의성의 영향을 받았다. 염경화 조사연구과장(전 전시운영과장) / 사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한 전시 활동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2023년 핫 이슈는 ‘2012년 개관 이후의 박물관’과 ‘대통령 및 총리의 10년 주기 박물관 내방’이었다. 2012년과 2013년 당시 대통령 및 총리의 내방 목적이 개관 전시 관람이었다면, 2023년 내방 목적은 한미동맹 전시 관람 및 6·25 전쟁 행사 참석이었다. 특히 2023년은 한미동맹 70주년인 만큼 전시운영과 활동도 이러한 시의성에 따라 한미동맹 전시가 많았다.[표]

  • 2023년 한미동맹 관련 전시운영과의 주요 활동

이 중 한미동맹 70주년 첫 국내 전시로 4월 24일(월) 개막한 <같이 갑시다 We Go Together>가 주목을 받았다. 새 자료를 발굴했음은 물론 기존 자료를 새롭게 해석하며 선보인 전시였기 때문이다. 전시의 주요 특징으로는 한미관계의 시작을 141년 전 체결된 「조미수호통상조약」(1882.5.22.)으로 내세운 점, 조약 체결 과정을 서술한 『통상미국실기(通商美國實記)』를 처음으로 번역해 공개했고 이 과정에서 조선이 미국조약체결단에 서화가 정학교(丁學敎)의 괴석(怪石) 그림 4폭을 선물하고 조약을 주선한 중국 측에 『동의보감(東醫寶鑑)』 1질을 선물했다는 기록을 찾은 점, 조미수교 후 양국 수도에 개설한 공사관과 첫 공사(박정양과 푸트)를 국내 최초로 전시했을 뿐 아니라 정부 수립 이전의 조선∼대한제국기 양국 공사 목록을 공개한 점, 첫 태극기(실물과 도안)와 미국의 관련성을 국내 처음 소개한 점1),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의회(국회) 비준(批准)을 촉구한 영어 홍보판(1952년 10월 전후 한국은행 앞 로터리에 설치)을 찍은 사진을 기반으로 당시 홍보판을 재현해 한미 간 외교 줄다리기의 여러 스토리를 알려주었다는 점, 정부 수립 이후 2023년 3월까지 한국과 미국 양국이 체결한 조약 수가 한국과 수교한 나라 중 가장 많은 260개임을 알린 점 등이 있다.

팬데믹부터 한미동맹까지 주목받은 특별전

2023년 특별전은 팬데믹(<다시, 연결: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 재테크(<목돈의 꿈: 재테크로 본 한국현대사>), 한류(<우리가 사랑했던[  ], 그리고 한류>)를 테마로 개최했고, 한미동맹 특별전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소멸이 초래한 국가공동체의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과 국가의 분발을 촉구한 전시인 인구 특별전(2021 년), 어린이날 제정 100회를 맞아 다양한 각도로 어린이의 인권을 재차 강조한 어린이 특별전(2022년)에 이어 개최된 2023년 팬데믹·재테크·한류 특별전은 국민적 관심 주제를 다룬 전시였다.

팬데믹 특별전은 그간 여러 박물관에서 선보인 유사 제목의 전시와는 달리, 대한민국역사박물관만의 장점을 살려 국제 비교사적 시각으로 지구생태계(공동체)적 연대(連帶)의 중요성을 알렸고, 재테크 특별전은 서민들에게 목돈 마련의 수단인 금융, 부동산, 증권 등을 기반으로 대박을 꿈꾼 이런 행위들이 거시경제 측면에서 국가 경제의 밑거름이 됐음을 강조한 전시였다.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 <동행>은 한미동맹의 종합판 전시인데, 한류 특별전 역시 한미동맹과 관련이 있다. 미국 중심의 팝송, 영화 등과 주한미군의 클럽 문화가 한류에 미친 영향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한류 특별전은 문경석탄박물관에서 지역 상생 순회 전시로 유치해 2024년 지역상생문화사업의 예비 전시 역할도 하고 있다.

3·1절 104주년 기념 전시
<알려지지 않은 3·1운동 이야기>
재테크 특별전
<목돈의 꿈: 재테크로 본 한국현대사>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특별전
<같이 갑시다 We Go Together>
한류와 대중문화 특별전
<우리가 사랑했던 [  ], 그리고 한류>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특별전
<동행>

특별전 연계 프로그램 개최도 병행했다. 한류 특별전과 연계한 음반 수집가 초청 강연회(최규성, 김정동) 및 공연(박물관클래식공연단), 한미동맹 특별전과 연계한 전문가 갤러리 토크(나종남, 박환, 이헌주, 조성훈, 차미애, 최상오)를 진행했다. 또한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한미동맹 전시 해설을 추진했다. 특히 미국 참가자 중 6·25 전쟁 참전 및 주한미군 후손들의 감회가 인상에 남는다.

박물관이 소장한 근현대사 희귀 자료를 시의적절하게 소개하기 위해 2022년부터2) 시작한 ‘작은 전시’는 올해 <알려지지 않은 3·1운동 이야기>를 선보였다. <알려지지 않은 3·1운동 이야기>에서는 일제 관변언론(한국 민간언론 『조선일보』·『동아일보』 창간 이전)이 판치는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반도신문』에서 3·1 운동 보도를 중심으로 전시했다. 아울러 전시 연계 전문가(박환) 초청 학술강연회도 개최했다. 희귀자료를 소개한 덕분인지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아 박물관 홍보에 일조했다.

상설전시 개편과 그 밖의 활동

특별전 외에 상설전시실 개편도 단행했다. 2022년(6·25 전쟁, 해방과 정부 수립, 백남준 작품 추가)에 이어 2023년에는 노동자와 기업의 해외진출, 경제 개발, 베트남 참전, 교육열과 교양의 확장, 반도체 등 일부 코너를 개편했다.

그리고 3년 연속으로 주변 박물관과 연합해 스탬프 투어 이벤트를 추진했다. 2021년(<공간으로 보는 한국현대사, 광화문>), 2022년(<우리 모두 어린이>)에 이어 2023년에는 세계박물관의 날(5.18.)을 기념해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국립임시정부기념관과 함께 약 한 달간 스탬프 투어를 진행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목돈의 꿈: 재테크로 본 한국현대사>로 참여했다.

2024년 4월에는 문화 소외 지역을 위한 지역 상생 순회 전시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석탄박물관을 운영하는 세 개의 기초자치단체(문경, 보령, 태백)와 함께 추억의 에너지 ‘석탄’을 주제로 공동기획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밖에 아나몰픽 일루전(Anamorphic Illusion) 기법을 적용한 박물관 외벽의 LED 전광판 ‘K-컬처 스크린’ 영상도 지난해에 이어 두 편(<기적의 시간, 대한민국을 만드는 사람들>, <시대의 메시지, 어제의 우리가 오늘의 우리에게>)을 제작했다. 아울러 2022년에는 박물관 앞 육조거리(광화문 거리)에 광화문 특별전을 홍보하는 가로등 배너를 개관 이래 처음으로 게시했는데, 2023년에도 재테크 특별전(종로+우정국로)과 한류특별전(육조거리) 시기에 맞춰 배너를 게시해 전시 홍보에 일조했다.

2024년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기획전시실과 주제관 2개의 전시실에서 총 5개의 특별전을 개최한다. 2월 말 ‘한-이탈리아 수교 140년 기념 사진전’을 시작으로 4월 ‘석탄 특별전’, 6월 ‘유엔 참전 특별전’, 9월 ‘나의 현대사 보물 특별전’, 10월 ‘안중근 의사 특별전’이 이어진다. 또한 2023년 성공리에 개최한 ‘한류와 대중문화 특별전’을 2개 지역을 선정해 순회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