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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
교실

직접 보며 체험하는 박물관 유아 교육 프로그램

박물관 교육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오늘날 박물관 운영에서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보통 박물관 교육은 유아·어린이·청소년·시민 등 대상별로 세분화해 진행하고 이렇게 나뉜 교육은 교과 연계교육과 전시 연계교육 등으로 다시 구분된다. 특히 전시 연계교육은 각 박물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경우 대한제국 이후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한 전시 연계교육을 연간 단위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취지를 기반으로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박물관 연계교육과 상설전시 연계교육을 기획했다. 글 / 교육과 김수영 학예연구사

어린이박물관 연계교육은 지금

박물관에서 6~7세 유아를 대상으로 근현대사 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한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일이다. 때문에 유아들에게 근현대사의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 생각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유아들이라도 박물관 교육과 전시 관람을 통해 어떤 정서적 접근과 경험을 느끼게 된다면 그것이 결국 박물관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 생각했다. 태극기를 보고, 애국가를 부르고, 무궁화를 봤을 때 느껴지는 감정을 유아들이 인지하는 자체가 역사 교육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어린이박물관 연계교육 프로그램에는 ‘대한민국 상징 이야기’와 ‘옛날 장난감’이 있다. 2019년 개정 누리과정의 취지에 따라 유아들이 즐겁게 놀이처럼 배우는 박물관 교육을 구현하고자 기획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우선 ‘대한민국 상징 이야기’는 태극기, 애국가, 무궁화 등 대한민국의 다섯 가지 상징물을 쉽게 전달하는데 중점을 뒀다. 관람 연령대를 고려해 시청각 교육을 만들었고 체험 활동으로 스티커 붙이기 활동카드를 제작했다. 유아들이 발달과정의 개인차 없이 쉽게 이해하며 놀이처럼 진행할 수 있는 체험활동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교육에 참여하지 않은 유아들도 가족과 함께 놀 듯이 ‘대한민국 상징 이야기’를 배울 수 있도록 배포용 활동카드도 제작했다.
‘옛날 장난감’은 요즘 장난감과 함께 부모님, 조부모님 세대의 장난감 및 놀이문화를 보여주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세대별 차이에서 오는 시대성을 통해 유아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유도하고, 놀이와 장난감을 소재로 세대를 초월하는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장난감과 놀이는 세대마다 다르지만 유년 시절의 추억을 통해 시대성과 공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

박물관 유아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많은 지식의 전달이 아니다. 유아들이 박물관에서 겪은 활동과 경험을 통해 박물관을 다시 오고 싶은 공간, 즐거웠던 공간으로 기억한다면 소기의 목적은 이룬 것이다.

새롭게 개편한 상설전시에 맞춘 새로운 유아 교육

새롭게 개편한 상설전시에 맞춘 상설전시 연계 유아 교육 프로그램은 현재 ‘세 바퀴 자동차’, ‘빨간 우체통, 주황 전화기’, ‘내가 사는 집’ 등 3종을 개발하고 있다. 대상이 유아인 만큼 교육 주제는 근현대사 사건보다는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당시 생활상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기획했다.
‘세 바퀴 자동차’는 지금은 사라진, 바퀴가 세 개인 삼륜차를 중심 유물이자 교육 테마로 삼아 ‘교통수단 변화에 따른 생활상의 변화’라는 이야기를 유아 눈높이에 맞춰 운영할 계획이다. 유아들이 전시장에서 포니 자동차와 삼륜차 등을 관람할 뿐 아니라 세 바퀴 자동차를 직접 만들며 시대성과 교통문화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 프로그램의 기본 방향이다. ‘빨간 우체통, 주황 전화기’에서는 스마트 기기가 익숙한 유아들에게 통신 기기의 역사를 역으로 보여준다. 스마트폰부터 시작해 무선 호출기, 유선 전화기, 우체통(편지·엽서 등 우편) 등 박물관 소장 자료를 현재부터 과거까지 역으로 보여주며 단순히 통신 수단(기기)의 변화뿐 아니라 이러한 변화가 가져온 의사소통 방식의 변화와 의사소통의 의미를 인지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누리과정의 다섯 가지 영역 중 의사소통 영역에 부합하도록 구성하고 있다. ‘내가 사는 집’은 대부분의 주거 형태가 아파트인 요즘과는 다른 과거의 주거 형태를 보여주며 생활문화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교육프로그램이다. 어린이박물관은 이렇듯 다양한 유아 교육 프로그램의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운영, 그리고 다양한 체험활동의 구현을 위해 교육 공간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의 박물관 관람객을 위해

박물관 유아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많은 지식의 전달이 아니다. 유아들이 박물관에서 겪은 활동과 경험을 통해 박물관을 다시 오고 싶은 공간, 즐거웠던 공간으로 기억한다면 소기의 목적은 이룬 것이다. 유아 시절의 긍정적인 기억은 역사의식 형성은 물론 공동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가치를 형성하며 성장하는 데 좋은 기반이 될 것이다. 더불어 이런 교육을 통해 미래의 박물관 관람객을 확보할 수 있다면 박물관 운영 측면에서 봐도 긍정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