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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오늘

굴곡과 주름 가득했던 장준하의 인생

독립운동가, 언론인, 정치인, 민주화운동가 등 장준하를 수식하는 단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모두 ‘참으로 적절한’ 수식이다.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독립운동에 참여했고, 해방 이후에는 『사상계』를 창간한 언론인이자 유신정권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가였으며,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정치인이기도 했다. 굴곡과 주름 가득한 한국 근현대사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인생이었다.

대한민국의 근현대를 관통하며 흐른 장준하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 1999년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장준하는 한두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깊고 강렬한 흔적을 남겼다. 1918년 평안북도 삭주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 도요대학에서 수학 중이던 1944년 일본군에 징집 명령을 받아 중국 장쑤성 쉬저우(徐州) 지구에 위치한 조선군사령부 39여단 42연대에 배속을 받는다. 하지만 그곳에서 6개월 만에 탈출한 후 중국 안후이성(安徽省) 린취안(臨泉)에 위치했던 한국광복군에 입대해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해방 이후 6·25전쟁이 진행되던 1953년 4월에는 한국 잡지계의 전설로 손꼽히는 월간 종합지 『사상계』를 펴냈다. 『사상계』는 국민 사상의 통일과 자유민주주의 확립 등 지식인층의 사상운동을 주도하는 사상지(思想誌)로 자리 잡으며 지식인 및 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비판적인 논조의 정치평론으로 당시 정권의 지속적인 탄압을 받았고, 1970년에는 김지하 시인의 시 「오적(五賊)」 게재가 문제시되며 당국에 폐간 처분을 받아 통권 205호로 종간했다. 장준하는 탄압에 굴하지 않고 언론과 실제 현장을 오가며 대한민국 민주화에 온 힘을 기울였고, 그 공을 인정받아 1962년 한국인 최초로 막사이사이상 언론 부문 수상자에 선정됐다. 1967년에는 옥중 출마하여 제7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장준하는 이승만·박정희 정권과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사상계』를 통해 이승만 정권을 비판하는데 앞장섰고, 1961년 5·16군사정변 때는 혁명정부의 민정이양을 두고 박정희와 김종필을 비판했다. 특히 박정희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줄곧 그의 대일외교, 베트남 파병은 물론 국내 정책을 비판해 미움을 샀다고 하니 ‘박정희 저격수’나 다름없었던 듯하다. ‘굳세다’라는 단어만큼 그의 거침없는 활동상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도 없다. 뜻한 바를 굽히지 않고 밀고 나가는 힘, 독재체제에 저항하며 민주화를 외친 그 정신을 생각하면 특히 더 그렇다. 장준하는 온몸으로 대한민국의 근현대를 관통하며 흘러갔다.

장준하의 안타까운 죽음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던 장준하는 1975년 8월 17일 일요일 경기도 포천시 소재 약사봉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호림산악회 회원 40여 명과 등산하다가 일행과 떨어져 나와 하산하던 중 높이 12미터 정도의 벼랑 아래로 떨어진 것. 당시 경찰은 장준하가 산악회 일행인 김 모 씨와 함께 하산하다가 벼랑에서 발을 잘못 디뎌 추락해 뇌진탕으로 사망했다고 밝히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장준하의 아내 김희숙을 비롯한 일부는 추락사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1993년과 2002년에는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활동도 있었으나 더 밝혀진 것은 없다.
장준하는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그 이후에는 대한민국에 민주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온 인생을 바쳤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며 미리 계산하기보다는 누구보다 팔을 높이 들어 대한민국의 평화와 민중의 행복을 염원했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귀하디귀한 인물을 예상치 못한 사고로 잃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키워드로 보는 장준하

  • 6개월

    1944년 일본군 학도병으로 강제
    징집되었던 장준하는
    김준엽의 도움으로 6개월 만에
    탈출한 후 중국에 있던
    한국광복군 간부훈련반에 입대했다.

  • 1953년

    독립운동 시절 『등불』,
    『제단』과 같은 잡지를 만들었던
    장준하는 1951년 창간한
    『사상』의 편집에 참여했고,
    1953년에는 이 잡지를 단독 인수하여
    제호를 『사상계』로 바꾼 뒤 펴냈다.

  • 제7대

    대통령명예훼손 혐의로 복역 중이던
    1967년 서울 동대문 을구에서
    신민당 공천으로 옥중 출마해
    제7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 돌베개

    장준하의 항일대장정을 다룬 체험수기로,
    1944년 일본군을 탈출한 때부터
    1945년 11월 임시정부 요인들과 함께
    대한민국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일들이 담겨 있다.

  • 8월 17일

    유신정권을 뒤집어엎고자 했던
    장준하는 1975년 8월17일 일요일
    경기도 포천시 소재 약사봉에서
    등산하다 안타까운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 사진 출처 : (사)장준하기념사업회 누리집
※ 자료 출처 : (사)장준하기념사업회 누리집, 장준하 선생 사인 규명 조사활동 보고서(1993), 장준하 의문사 진상 규명 위원회 보고서(2002)

7ㆍ8월 이달의 근현대사

월별 주요 일정
날짜 내용
7

1972.7.4.

7·4 남북공동성명

1970.7.7.

경부고속도로 개통

1994.7.8.

김일성 북한 전 주석 사망

1948.7.17.

대한민국 헌법 공포(제헌절, 조선왕조 건국일인 7월 17일에 맞춰 공포)

1948.7.27.

올림픽 첫 참가(제14회 런던 올림픽)

1953.7.27.

남북 휴전 협정

8

1976.8.1.

양정모 선수, 대한민국 사상 첫 금메달(제21회 몬트리올 올림픽)

1945.8.6.

히로시마 원폭 투하

1993.8.7.

대전 엑스포 개막

1936.8.9.

손기정 선수, 마라톤 종목에서 금메달(제11회 베를린 올림픽, 일본 국적)

1992.8.9.

황영조 선수, 마라톤 종목에서 금메달(제25회 바르셀로나 올림픽)

1948.8.15.

대한민국 정부 수립

1976.8.18.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1910.8.29.

경술국치(한일병합조약 발표)

2003.8.29.

주5일제, 근로기준법 통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