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조약으로 보는
70년 한미 동행의 역사

한미동맹 70주년 특별전

같이 갑시다
We Go Together

한미동맹의 시작은 141년 전 서구열강과 맺은 최초의 조약인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손꼽는다. 그리고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군사안보조약의 토대 위에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에 대한 경제원조, 교육, 과학기술 등 다방면에 걸친 재건 지원은 오늘날 선진 한국의 원천이 됐다. 이번 전시는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의 역사를 조약을 통해 개괄하며, 이 동행이 어떻게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한국의 안정과 번영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는지 살펴보고자 기획됐다. 오경운 전시운영과 학예연구사 / 사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지난 4월 24일부터 개최된 <같이 갑시다 We Go Together>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시기마다 맺어진 주요 한미동맹 관련 조약을 알아보도록 기획된 전시이다. 「조미수호통상조약」, 「한미상호방위조약」 등 한-미 양국 간 조약 등 정치·외교 관계를 더 쉽게 이해하도록 꾸몄다.

한미동맹은 한국 근현대사의 핵심 사건 중 하나이지만 굉장히 어려운 주제이기에 관람객이 내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장 전체를 둘러싼 연표를 따라 관람하다 보면 중요 사건의 연도(숫자)와 당시 현장을 담은 사진을 연결해서, 한미 간의 교류를 조금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일부 ©국가기록원

한미동맹은 어떻게 견고해졌을까

전시의 첫 시작은 한미동맹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1882년 5월 22일 체결된 「조미수호통상조약」이다. 조미수교 당시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최초의 태극기 도안을 실은 『해양국가의 깃발』과 함께 「조미수호통상조약」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이와 함께 조약 체결 당시 조선의 전권대사였던 신헌(申櫶, 1811-1884)이 남긴 『미국통상실기(美國通商實記)』가 전시자료로 소개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조미수교의 체결 과정과 역사적 의미를 다채롭게 확인할 수 있다.

「조미수호통상조약」의 제1조에는 ‘거중조정(居中調停, Good Offices)’이 명시돼 있다. ‘거중조정’이란 동맹국이 외침을 당하면 동맹국이 이를 지원해줘야 한다는 것을 규정한 것이다. 이후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제1, 2조 ‘상대국이 무력공격을 당했을 때 공동 대처’ 조항이 이어진다.

전시실에서 전문을 볼 수 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과 미국이 상대 동맹국의 방위를 위해 맺은 조약이다. 1953년 8월 8일 경무대에서 한국의 외무장관 변영태와 미국 국무장관 덜레스가 가조인(假調印)했다. 이어 10월 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조약을 체결했고 1954년 1월 15일(한국), 1월 26일(미국 상원) 양국 국회의 비준을 거쳐 1954년 11월 18일에 발효됐다. 이번 특별전에는 당시 현장을 담은 사진·유물이 전시돼 있어 한미동맹의 현장과 만날 수 있다.

1954년 11월 17일에 체결된 「경제 및 군사원조에 관한 한미 간 합의 의사록」과 함께 미국의 경제원조는 다방면에 걸쳐 이루어졌다. 미국은 6·25 전쟁으로 파괴된 시설을 복구·확충하는 데 필요한 원조를 제공했다. 미국의 경제원조가 학교 건설, 한강 제3철교 개통 등 1960년대 한국 경제가 도약하는 데 발판이 됐음을 전시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제4, 5조에 근거해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각종 안보 및 군사 관련 협정이 맺어졌다. 이 결과 1978년 11월 7일 한미연합군사령부(CFC)가 창설돼 확고한 연합방위체제를 구축했고, 현재 까지도 전쟁 재발의 억지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금은 평택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용산에 주둔했기에 당시 창설식 사진에서 용산의 옛 모습을 살펴 볼 수 있다.

  • 「한미상호방위조약」 가(假)조인식 장면 ©국립민속박물관

안보를 넘어 정치·경제·문화까지 뻗은 교류

1966년부터 1981년까지 15년 동안 한국에서 활동했던 미 평화봉사단의 이야기도 소개한다. 1966년 9월 14일에 체결된 「한미 간의 평화봉사단에 관한 각서 교환」으로 시작된 평화봉사단은 주로 한국의 교육, 보건, 농업 분야에서 활동했다. 평화봉사단 일원이었던 캐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미국대사의 당시 기억을 담은 인터뷰 영상과 저서는 물론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발간한 미 평화봉사단의 구술 자료집도 만날 수 있다.

  • 「한미상호방위조약」의 국회 비준을 촉구하는 영문 광고판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맺어진 한미 간 공식적인 상호조약의 개수만 무려 261개에 이른다. 범위는 경제원조, 교육, 과학기술,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어업, 에너지, 항공우주, 한미FTA 체결,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성명 발표 등 군사안보·경제원조 등 기본 동맹을 넘어 전략적 21세기 동맹으로 강화되는 주요 과정을 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한국의 안정과 번영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제 안보협력을 넘어서, 정치·경제·문화·인적 교류 분야로 확장되는 한미동맹의 역사를 살펴보는 이번 전시가 한미 간의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를 그려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한미동맹 70주년 및 「조미수호통상조약」 141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활동을 연중(2023년) 개최함으로써 한미동맹을 재조명할 예정이다. 이후 개최될 특별전에서는 다양한 시각적 자료를 통해 한미동맹의 중요한 순간마다 중심을 지켜왔던 주요 인물과 그 역사적 사건을 돌아본다.

  • 미국의 경제원조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