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유엔평화기념관은 국가보훈부 산하 현충시설로 2014년 11월 11일 부산광역시 남구에 건립됐다. 다양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6·25 전쟁에 참전한 UN 참전용사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널리 알리고 UN 참전국과의 유대를 강화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인식시키고자 설립된 공간이다. 글 손영호 유엔평화기념관 학예팀 팀장 / 사진 유엔평화기념관

• 

감사와 기억의 공간

유엔평화기념관의 기능은 크게 박물관의 역할과 교육관의 역할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박물관 측면을 보자면 유엔평화기념관에는 세 개의 상설전시실과 두 개의 기획전시실이 있다. 1층에 자리 잡은 한국전쟁실(상설전시)은 6·25 전쟁 발발부터 정전협정까지의 긴박한 순간들을 UN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 시간 순서대로 전시하고 있다. 특별히 6·25 전쟁 당시 부산항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한 ‘부산항’ 디오라마, 인천상륙작전을 시간 순서대로 그려낸 영상, ‘장진호 전투’ 디오라마 등 전쟁의 주요 사건이 곳곳에 전시돼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2층에는 6·25 전쟁 당시 함께 싸워준 16개 전투지원국 및 6개 의료지원국 소개와 국가별 유물을 전시한 UN참전기념실(상설전시)이 있다. 이 전시실에서는 유물을 통해 평균 연령 20세 전후라고 알려진 UN 참전용사의 용기와 헌신을 확인할 수 있고, 6·25 전쟁 이후 국가 재건에 큰 영향력을 펼친 위트컴 장군의 업적 또한 살펴볼 수 있다.

맞은편에 자리한 UN국제평화실(상설전시)은 UN의 탄생부터 평화를 위한 UN의 활동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여전히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분쟁과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 그들을 돕고 있는 UN의 활동상과 우리 국군의 평화유지군(PKF) 참여 활동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 두 개의 기획전시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상설전시에서 다루기 힘든 주제를 세밀하게 살펴보는 공간이다. 제1기획전시실에서는 6월 말까지 캐나다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보여주는 <26791, 한국의 방패가 되다> 특별 전시가 진행됐고, 제2기획전시실에서는 참전용사가 직접 그린 스케치와 채색화를 통해 6·25 전쟁의 단면을 볼 수 있는 <그려진 전쟁>이 올해 말까지 열린다.

• 한국전쟁실(상설전시) 전경
• 제1기획전시실

교육을 통해 평화를 나누다

유엔평화기념관은 6·25 전쟁의 교훈을 통해 평화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세계로부터 받은 도움을 기억하고 감사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교육관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먼저 ‘평화스쿨 체험 프로그램’은 전시실을 둘러보며 6·25 전쟁의 역사와 UN의 의미에 대해 배우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전쟁에 휩싸인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참전했던 UN 참전국과 참전용사의 참전 의미를 심화 해설을 통해 이해하고,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평화를 위해 참여하고 있는 UN 평화유지군의 활동을 직·간접으로 체험하며 실습할 수 있다.

그리고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국제이해교육원(UNESCO APCEIU)과 함께 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세계시민에게 필요한 인권, 문화 다양성, 지속 가능한 인류 보편적 가치를 이해시키며 국제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자 마련됐다. 실질적으로 전 세계 각 국가의 대표가 돼 세계 주요 주제를 토의하는 모의국제회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6월 호국보훈의 달, 7월 유엔군 참전의 날, 10월 유엔의 날, 11월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기리며 6·25 전쟁 속 인물 개인과 사건을 조명하는 ‘피땀눈물: 파인딩 히어로즈’ 특별교육을 진행한다. 상기 교육은 2020년부터 온라인으로도 병행하고 있다. 물리적 거리를 뛰어넘어 더 많은 이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 세계시민교육 현장
• 6·25 전쟁 속 인물 개인과 사건을 조명하는
  ‘피땀눈물: 파인딩 히어로즈’ 특별교육 현장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도록

이뿐 아니라 UN 및 국제기구, UN 참전국과 견고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국제교류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매년 UN 본부와 국제기구를 방문하는 진로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UN 참전용사 보훈 선양 사업의 일환으로 참전용사 방문에 따른 사업과 해외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유엔평화기념관은 단순하게 6·25 전쟁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6·25 전쟁이라는 과거에서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희생의 흔적들을 들여다보며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유엔평화기념관이 이 흔적들을 통해 6·25 전쟁이란 아픈 과거를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의 미래까지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 앞으로도 유엔평화기념관은 감사의 기억을 지켜나가고 지속돼야 할 평화의 소중함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