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처음 뵙겠습니다”

대한민국 최초

현대 산업사
전문박물관

2022년 9월 30일, 안산시가 운영하는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이 성대한 개관식을 열고 첫 운영을 시작했다. 10여 년의 준비기간을 거친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은 이제 1만여 점의 소장품을 기반으로 관람객을 맞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산업사 전문박물관,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은 어떤 매력을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있을까? 오은석 안산산업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사진 안산산업역사박물관

  • 박물관 앞에 전시된 새한버스 BF101(1980년대)

다양한 사람의 힘으로 탄생한
산업도시 안산

안산시는 서울 서남부에 위치한 수도권 도시로 대규모 산업단지인 안산 스마트허브(옛 반월공단)가 자리 잡은 산업도시다. 안산시가 산업도시로 유명해진 것은 4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심훈의 소설 『상록수』 의 배경인 안산시는 소설에 표현된 대로 ‘두메 구석’, 소위 농어촌 지역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는 지명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에게 잊혔는데, 1986년에서야 지명이 복구돼 안산시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산시가 다시 복구된 계기는 1970년대 박정희 정부에서 계획한 반월 공업도시 건설이다. 당시 정부는 서울에 밀집한 공장과 과밀화된 인구를 분산시킬 목적으로 서울 인근인 안산시에 신도시를 짓기로 했다. 주택난 해결 및 집값 안정을 목적으로 한 최근의 신도시와는 달리, 안산시는 기업을 입주시켜 일자리를 만들고 그 기업에서 일할 사람들이 거주하는 이른바 자급자족의 자기완결형 신도시로 계획됐다.

정부 주도하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도시 건설 계획에 참여해 고안해낸 끝에, 안산시는 산업지구 및 주거지구와 휴식·여가 지역이 철저히 분리되고 그에 따라 도로도 다이아몬드 형태 및 격자 등으로 구획된 이상적인 산업 신도시로 개발됐다. 결과적으로 안산시의 도시 개발은 대한민국 경제 성장과 함께 성공적으로 완수됐고, 지금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안산시 자체가 한국현대사 및 도시 발전사에서 의의를 지닌 자료나 다름이 없다.

  • 개방형 수장고
  • 상설전시실 풍경

대한민국 최초의
현대 산업사 전문박물관 개관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은 이러한 안산시의 성공적인 발전과 역사적 의미를 주목하며 생겨났다. 처음 최대인구 30만 명으로 계획된 도시가 2000년대 들어 70만 명을 넘어서면서, 시민들은 안산시가 대한민국 현대 산업사에 기여한 의미를 돌이켜보게 됐다. 안산시의 현대 산업사를 조망할 수 있는 박물관을 건립하자는 안산시민들의 뜻을 모아, 2012년 안산시는 안산산업역사박물관 건립계획을 세웠고 결국 2022년 그 열매를 맺었다. 지역사회의 요청과 정부의 관심 덕분에 국내 최초의 산업사 전문박물관이 탄생할 수 있었다.

안산시 소재 기업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산업사 연구 및 기업 생산품, 기업 운영 관련 박물관 소장품 수집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안산시민들은 역사적 자료나 실제로 쓰던 손때 묻은 생활 물품들을 박물관 건립에 도움이 되라고 기증해주었다. 그렇게 모인 소장품이 박물관 개관 직전까지 1만여 점을 훌쩍 넘게 됐고, 2022년 5월에는 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됐다. 시민들의 뜻을 모아 만들어진 건립계획에서 시작된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은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도움이 하나씩 모이면서, 시민과 행정이 합심한 10년의 철저한 준비 끝에 성공적인 개관을 진행할 수 있었다.

  • 삼보컴퓨터 트라이젬 20XT(1984년)
  • 경기도 등록문화재 제5호 기아 경3륜 트럭 T600(1969년)

소장자료 및 전시를 통해 나누는
기분 좋은 경험

산업도시 특성 탓에 회색빛 이미지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안산시를 방문한 사람들은 녹색으로 가득한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에 놀라워 한다.

이렇듯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기분 좋은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화랑유원지에 자리를 잡고 있다. 덕분에 안산산업역사박물관도 휴식 공간으로 손꼽힌다. 안산산업역사박물관에는 사방으로 테라스가 네 군데 있다. 화랑유원지의 호수나 인근 경치를 바라보거나 마련된 빈백(beanbag)에 누워 잠시 쉬었다가 갈 수 있는 곳이 있어, 일상의 휴식을 얻기 위해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많다.

또한 전시실을 방문하면 목제솜틀기계(1961년)와 기아 경3륜 트럭(1969년) 등 관람객들이 추억을 이야기하며 공감할 만한 소장자료들과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한번은 써보거나 마주쳤을 물건들이 전시실과 개방형 수장고에 전시돼 있다. 상설전시실은 총 세 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상설전시실1 ‘산업과 도시’에서는 산업단지의 배후도시로 조성된 신도시 안산의 역사와 40여 년 동안 이어져온 산업단지의 생명력을 이야기하고, 상설전시실2 ‘산업과 기술’에서는 한국 산업과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된 안산의 산업을 소개한다. 상설전시실3 ‘산업과 일상’은 일상을 변화시키는 안산의 산업을 소개하고 있다. 이곳에서 관람객들은 누구나 소중한 사람과 함께 기분 좋은 경험을 나눌 수 있다.

  • 상설전시실에 전시된 옛 차량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한
관람객과의 소통

다양한 문화행사 역시 선보인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화랑유원지가 보이는 옥상 테라스에서 가수 공연 행사가 예정돼 있으며, 주말이면 박물관 앞 잔디밭에서도 공연 행사가 열린다. 그리고 근로자들의 문화적 휴식을 위해 안산시 소재의 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문화행사도 개최 예정이다. 또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4D 영상 체험과 안산을 배경으로 한 VR 체험 등이 박물관 상시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매달 마지막 주에는 미취학 유아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온라인에서 정기적으로 신청을 받는 교육프로그램인 시민 아카데미에서는 유아 단체를 대상으로 박물관 소장품을 활용한 교육을 실시한다. 이렇듯, 관람객의 연령층과 성향을 분석해 다채로운 행사 및 운영 프로그램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 세대 시민들에게 친근하고 익숙한 현대사를 주제로 하기에, 관람객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고자 한다.

전체 방문객 5만 명을 앞두고 있는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은 이제 대한민국 첫 산업사 전문박물관으로 후속 산업사 박물관들의 본보기가 되고자 한다. 그에 대한 평가는 관람객들의 방문으로 판단할 수 있기에 오늘도 관람객 만족을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말,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활자주조기와 활판인쇄기 등 산업 관련 기기들
안산 산업의 부흥을 이끈 노동자의 증언
상설전시실에 전시된 생활용품들
경기도 등록문화재 제11호 목제솜틀기계(1961년)
VR 체험 중인 어린이 관람객들
관람
시간

09시~18시

휴관

매주 월요일, 매년 1월 1일, 설날 및 추석 연휴

관람료

무료

주소

안산시 단원구 화랑로 265(초지동 667)

문의

031-369-1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