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와 박물관』제4권 발간
2021년 12월에 발간된 『현대사와 박물관』 제4권은 코로나19 대유행에 직면한 박물관과
박물관 관계자의 경험과 대응 과정을 담아내고자 했다. 또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상설전시 개편으로 선보인
‘역사관’과 ‘체험관’에 대한 한국사, 역사교육, 공간디자인, 박물관 등 각 분야 전문가의
비평을 통해 그 성과와 한계를 확인했다.
글 박현 조사연구과 학예연구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현대사와 역사박물관에 관한 최신 논의, 국내외 주요 역사박물관의 동향을 소개하는 학술 정기간행물 『현대사와 박물관』을 1년에 한 번씩 발간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현대사와 박물관』 제4권은 ‘기획특집’, ‘전시 리뷰’, ‘박물관 동향’, ‘박물관 자료 소개’, ‘서평’으로 구성됐다.
‘기획특집’의 주제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과 박물관’이다.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박물관도 예외 없이 변화를 겪고 있는데, 편집위원회는 박물관과 관계자의 경험 및 대응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물론 그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우선 이민 국민대학교 교수는 기획특집의 첫 번째 글인 「박물관 전시에서 만난 실상과 가상 세계, 그리고 매체와의 공생」을 통해 코로나19 시대 박물관 전시에서 디지털 기술 주도의 표현 형식이 무분별하게 앞장서는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구글의 아트앤컬쳐(Google Art & Culture), 마이크로소프트(MS)의 몽생미셸(Mont-Saint-Michel Relief Map) 등의 해외 사례를 검토하면서 관람자의 ‘새로운 경험’, ‘상상의 발현’을 위한 매체로서 디지털 기술의 사용을 제안했다.
조원기 여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코로나19 시대 지역 공립박물관의 역할」이라는 글에서 적은 인력과 예산으로 운영되는 지역 공립박물관인 여주박물관이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안전한 관람환경을 마련하고, 온라인 전시와 비대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박물관 소장 자료의 공개 확대 등을 추진해온 과정을 소개했다. 이경심 구리시 문화관광해설사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 문화관광해설사의 길 찾기」에서 자원봉사자로서 박물관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문화관광해설사가 직면한 코로나19 사태 현장과 그에 대한 적응 및 노력, 도전 및 시행착오 등을 생생하게 기록해 전달하고 있다.
‘전시 리뷰’에서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상설전시 개편의 결과인 ‘역사관’을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보고자 했다. 우선 역사관 전시 개편에 참여한 김수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관이 역사관의 기획의도, 전시체계 구성과 연출 전략 수립 과정 등을 소개했고, 이상록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 김인덕 청암대학교 교수, 강선주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서수경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등의 전문가들은 ‘역사관’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역사관’이 국가 중심의 한국 근현대사 이해에서 벗어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드러내고 역사 해석의 복수성과 복잡성을 재현했다는 점 등은 성과이지만, 그 기본 서사가 역사 교과서와 유사한 통사 구조이고 역사교육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 등은 한계라는 평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스토리텔링 기법과 적절하게 혼합돼 공간이 연출된 역사 속 이야기, 자료의 특성을 고려해 깊지 않게 디자인한 벽부 진열장 등은 장점으로 지적된 반면, 아동이나 장애가 있는 관람객에게 불편할 수 있는 일부 전시 연출 공간과 휴게 공간의 부족 등은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제시됐다.
‘박물관 동향’에는 두 편의 글이 실렸다. 허민 노작홍사용문학관 사무국장은 「문학 콘텐츠와 문학사의 비쥬얼」에서 공공 종합 문학관을 표방하는 한국근대문학관의 특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문학관학 정립의 이론적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박찬희박물관연구소의 박찬희 소장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체험관을 체험하다」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상설전시 전면 개편의 2단계 결과로 2021년 3월 29일 개관한 체험관이 ‘체험의 실험장’ 역할을 해주길 제안했다.
‘박물관 자료 소개’에서는 이경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가 해방 후 첫 번째 어린이 신문인 『어린이신문』 창간호를 분석하며 새 나라 어린이에 부여된 과제와 새로운 어린이상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그 의미를 부여했다. 마지막으로 ‘서평’ 칼럼에서 은정태 역사디자인연구소 연구원은 2020년 12월에 발간된 『공공역사란 무엇인가』를 소개하며 한국에서 공공역사 분야의 확대를 검토했다.
『현대사와 박물관』은 영문으로 번역된 『Public History & Museum』과 함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도 『현대사와 박물관』은 역사박물관의 주요 동향을 소개하고, 현대사와 역사박물관에 관한 최신 논의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