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속으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상징 공간,

광화문

특별전 <공간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광화문>

특별전 <공간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 광화문>이 2021년 12월 17일부터 2022년 3월 31일까지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이 함께
광화문 일대의 역사와 문화를 탐색하는 협력 전시 <광화문 600년: 세 가지 이야기>의 일환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공간’을 주제로 광화문의 이야기를 꺼내 보여준다. 글 김권정 전시운영과 학예연구사

  • 조선총독부 청사 건물

한국인의 역사적 기억과 경험이 공존하는
광화문

오늘날 광화문 거리는 공간적으로 경복궁 남쪽에 위치한 정문에서 세종로 사거리에 이르는 넓은 길과 그 주변 일대를 가리킨다. 광복 이후 지금까지 광화문 거리는 대한민국 정치·행정·외교의 중심지이고, 민주주의를 향한 정치적 열정이 표출된 공간이자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문화 활동이 펼쳐진 한국 현대사의 중층적인 의미를 지닌 역사 공간이며,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상징 공간이다.
이렇듯 현대 한국인의 역사적 기억과 경험이 공존하는 광화문 거리를 전시로 확인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현대적 의미를 이해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현대 한국인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대한민국 정부통령 및 초대내각 포스터
  • 시민회관 개관기념 리플릿 Ⓒ 안창모

광화문은 어떻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징 공간이 됐나

이번 특별전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다시 찾은 광화문’이란 제목으로 민족의 고난과 함께 일제 식민 권력의 상징 공간이었던 광화문 거리가 광복 이후 한국인의 역사 공간으로 돌아오게 됐다는 점을 살펴본다. 특히 4·19 혁명 당시 광화문 거리가 민주주의 열망을 담아내는 광장의 역할을 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광화문 거리의 개발과 건설’이란 제목으로 1960년대에 광화문 일대가 본격적으로 개발, 건설되면서 현대적 경관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을 소개한다. 광화문 거리가 자동차 중심의 공간으로 바뀌고, 권위주의 권력의 전시 공간이라는 성격이 강화됐으며, 세종로 주변에는 소비와 유행으로 활기를 띤 번화가의 모습이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 서울특별시 교통안내 리플릿

3부에서는 ‘광화문 거리의 현대적 재구성’이라는 제목으로 현대적 경관이 완성된 오늘날의 광화문을 보여준다. 남북한 체제 경쟁과 올림픽 유치 분위기에서 강남 개발과 강북 도심 재개발이 전면 추진되면서 광화문 거리의 오래된 주거지 및 상가, 학교 등이 강남이나 도심 주변으로 밀려나고 중·대형 고층 빌딩들이 세워지는 모습 등을 소개한다.
4부에서는 ‘광화문 공간의 전환’이란 제목으로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생겨난 사회 변화를 배경으로 한 광화문 공간의 변화를 설명한다. 구 조선총독부 청사가 철거되고 광화문이 다시 복원됐으며, 역사·문화를 대표하는 상징 공간으로 정비됐다. 동시에 국민적 축제와 정치적 시위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광화문 광장이 조성되는 등 광화문 거리가 사회적으로 소통하는 탈권위주의적 공간으로 활력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관람객이 옛날 사진과 현대 사진을 비교해보면서 엽서를 직접 만들어보는 전시 체험 코너도 마련했다.
3부와 4부 사이에는 ‘광화문 변천사’라는 제목의 3D 매핑 영상물을 설치해 광화문 거리가 광복 이후 어떻게 구조적으로 변화됐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번 전시의 주 대상인 광화문 거리의 변천 과정을 한눈에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대표적 상징 공간인 광화문 거리가 한국 현대사의 주요한 현장이었음을 재발견하고, 공간 변천에 따라 한국인들의 기억에 각인된 다양한 의미를 되새겨 광화문 공간의 미래를 전망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 모형 Ⓒ 김세중미술관
  • 광복 50주년 기념행사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