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까지 박물관 교육은 ‘박물관’이라는 특정 공간에 함께 모여 서로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 나누는 직접적인 소통을 전제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바꾸어놓았듯이, 박물관 교육도 보편적인 대면 방식에서 벗어나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의 큰 변화가 초래됐다.
2020년 박물관 교육은 온라인을 통한 만남과 소통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의 방문이 여의치 않다면, 온라인에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새롭게 시도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글 / 교육과 이아름·최충희·이명주 학예연구사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근현대사 프로그램이 온라인을 통해 학생들과 만난다. 대면교육이 어려운 시대적 환경을 극복하고 향후 온라인 기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온라인을 활용한 쌍방향 원격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하 박물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박물관이 제공하는 근현대사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0월부터는 어린이 교과연계 교육 2종(<근현대사 100년:3·1운동>, <평화의 소녀상이 들려주는 이야기>), 청소년 교과연계 교육 2종(<대한독립을 외치다>, <강제동원 ‘기억’하다>) 등 총 4종이 온라인 교육으로 운영된다. 화상회의 플랫폼을 이용해 시청각 자료를 공유하고 수업 활동을 진행하며, 실시간으로 질의응답이 가능한 쌍방향 교육으로 진행된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교육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 시간을 축소하여 40분으로 진행하고, 교육 참여 활성화를 위해 주 2회 교육으로 개설을 확대했다. 교육 신청은 학급 담임 교사가 박물관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누구나 어디서나 참여가 가능한 원격 교육을 통해 공간적 한계를 넘어 여러 시·도에서 참여할 수 있게 되리라 기대한다.
또한, 상설전시실 역사관이 재개관함에 따라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 연계 온라인 프로그램을 새롭게 운영할 예정이다. 박물관 전시 내용과 연계해 자기 주도로 탐구하는 온라인 프로그램 <전시기획자가 되어 보자!>를 선보인다. 박물관이 제공하는 역사관 전시 콘텐츠를 기초로 하여 참여자가 전시의 주제를 새롭게 설정하고 이에 대한 간단한 전시 해설을 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전시기획자가 되어 스스로 역사를 구성하고 탐구하는 참여형 교육이다. 대상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로 나누어 운영되며 온라인 공모를 통해서 우수작을 선정해 박물관 누리집에 소개할 예정이다. 학생들 스스로 박물관을 활용한 역사 탐구 활동을 하면서 박물관 전시와 유물을 근거로 역사를 구성해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리라 생각한다.
대상 | 일정 | 교육명 | 교육내용 |
---|---|---|---|
어린이 |
10월~12월 수요일 10:00~10:40 11:00~11:40 |
근현대사 100년: 3·1운동 |
3·1운동의 전개 과정과 의미를 살펴보고, 독립과 자유의 가치에 대해 이해하기 |
10월~12월 목요일 10:00~10:40 11:00~11:40 |
평화의 소녀상이 들려주는 이야기 |
일본군 ‘위안부’, 강제 징용의 역사를 살펴보고 인권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기 |
|
청소년 |
10월~12월 화요일 14:30~15:10 15:30~16:10 |
대한독립을 외치다 |
3·1운동을 중심으로 살펴본 우리 독립 운동의 역사와 의미 |
10월~12월 목요일 14:30~15:10 15:30~16:10 |
강제동원 ‘기억’하다 |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의 역사를 통해 생각해보는 인권과 평화의 의미 |
50대 이상 성인을 위한 <역사와 나, 나의 현대사 쓰기> 프로그램이 올해 새롭게 선보인다. 수강자가 전문가 강의를 수동적으로 청취하는 일방향적 교육이 아니라, 전문가 강의 내용과 수강자의 자기 이해가 상호작용하고 그 결과가 수강자의 글쓰기로 표현되는 쌍방향적·참여적 교육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개인적 삶의 기록이 역사화되고, 이것이 공공의 역사로 전환될 수 있음을 이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수강자들은 개인의 평범한 일상이 우리의 역사가 되는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 및 사회 변화 같은 큰 흐름 속에서 개인이 경험해온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역사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인식의 틀’이 마련될 것이라 기대된다. 프로그램의 구성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전문가 강의를 통해 한국 현대사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나’ 개인의 삶을 역사적 맥락에서 회고하는 기회를 갖는다. 그 이후 개인의 삶을 ‘역사’로 재구성할 수 있도록 수강자의 사고를 이끌어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글쓰기 순서와 방법에 대한 강의와 토론을 통해 수강생들이 개인의 역사를 쉽게 기록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수강자들의 글쓰기 결과물은 수강자들에게 책자로 제공하며, e-book 형태로 박물관 누리집에 게시할 예정이다.
교육은 강사와 수강생이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실시간 원격교육으로 진행한다.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운영되나, 강사와 수강자 또는 수강자와 수강자 간 상호작용은 대면 교육 그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자서전 쓰기의 성격상 50세 이상으로 글쓰기 결과물을 박물관 누리집에 활용하는 데 동의하는 분들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교육 기간은 11월 10일부터 12월 8일까지 매주 화요일에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총 5주간 진행하며, 매주 과제 부여를 통해 글쓰기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인의 삶을 역사화하고 자기 역사를 기록하는 시도가 계속해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박물관이 삶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는 공간으로 국민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20대 청년층을 위해서는 2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첫째는 근현대사 박물관 학예연구직을 꿈꾸는 대학생, 석사과정의 대학원생을 위한 <청년큐레이터 아카데미>이다. 올해 처음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근현대사 박물관의 역할과 운영에 대한 이해를 돕고, 학예연구 업무에 관심 있는 예비 큐레이터들에게 진로 모색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는데 25명 정원에 450여 명이 지원해 학예연구직에 대한 학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당초 7월에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10월 29일부터 11월 21일까지 토요일마다 총 4주간 원격강의로 운영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조사, 자료관리, 전시, 교육, 교류홍보 업무를 진행하는 학예연구사들의 생생한 설명을 중심으로 근현대사 박물관 업무의 준비 및 진행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진행된다. 또한 지역 우수박물관 학예업무 소개와 ‘슬기로운 큐레이터 생활’ 등 박물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학생 공모전 - 청년들이 뽑은 근현대사 그 순간, 그 장면>이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청년의 시각으로 근현대사 속 모험과 도전정신이 빛나는 순간을 포착해 에세이와 영상으로 제작하는 공모전이다. 창작을 위해 e뮤지엄 누리집에 등록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소장자료, 독립운동가 스토리영상 ‘나의 독립영웅’, 사진기록 ‘역사문화경관’을 활용하거나 직접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상설전시, 특별전시를 관람하고 촬영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11월 25일~11월 30일까지 공모작을 접수하며, 수상작은 12월 15일에 발표한다. 관장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을 시상하며 접수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청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