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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불편함에 귀 기울여 완성한 훈맹정음의 우수성

송암 박두성 선생은 1913년 제생원 맹아부(서울맹학교의 전신) 교사로 취임하며 맹인 교육에 전념합니다. 일어 점자로만 교육을 해야 하는 당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선생은 1920년부터 한글 점자 연구에 착수하죠. 선생은 미국인 선교사 홀이 만든 4점식 점자 대신 6점식 점자를 한글 점자에 도입합니다. 6점식 점자는 세로 3줄에 가로 2줄씩 총 6점으로 이루어져 손끝으로 한꺼번에 읽기 편한 획기적인 점자였어요. 선생은 점자 기점이 적으면 식별이 용이하다는 점에 착안해 초성(자음)과 중성(받침)에 주로 2점을 배당시키고 중성은 전부 3점으로 하는 등 실제 시각장애인들이 기존 점자를 읽으며 느꼈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1926년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점자 훈맹정음(訓盲正音)이 탄생했습니다. 이 훈맹정음을 기반으로 수정과 보완을 거듭해 2017년 『개정 한국 점자 규정』이 고시됐고, 2020년에는 점자의 물리적 규격 표준화를 위해 규정이 개정됐습니다. 현재 한글 점자는 이 수정된 규정에 따라 쓰입니다.

  • Ⓒ 국립한글박물관

11월 4일 점자의 날은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이라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이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반포한 1926년 11월 4일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점자의 날을 맞아 송암 박두성 선생과 훈맹정음의 업적을 되새깁니다. 훈맹정음이 있었기에 우리는 함께 생각을 나누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이 차별 없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차별을 생각하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봅니다.

표지 그림은 손끝 촉각으로 점자를 읽으며 희망과 만나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꽃과 나비는 누군가에게는 흔하디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통해 꽃과 나비를 읽고 느끼며 세상과 만나고 희망을 찾아가는 모습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