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태, <4·19 혁명 당시 어린이들>, 1960,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시 속으로

기쁨과 슬픔,
감동과 울림을 준

어린이들의 이야기

어린이날 100회 기념 특별전
<우리 모두 어린이>

4월 22일부터 7월 17일까지 어린이날 100회를 기념한 특별전
<우리 모두 어린이>가 열린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보통의 어린이 관련 전시와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접근했다.
‘존엄성을 갖는 민주사회 시민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어린이에 대한 인식이 정착되고,
어린이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적 공감이 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하고 준비한 이 특별전과 만나보자. 글 함영훈 전시운영과 학예연구사



김녕만, <엄마 손>, 1978


김녕만, <강제 등교>, 1974


<호주에 도착한 530명의 영국 아동 이주단>,
1956, NAA: A12111, 1/1956/4/124


<공장으로 저녁을 배달하는 두 소녀>,
1911, Library of Congress/LC-DIG-nclc-02168


김기찬, <골목대장>,
1988,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수만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세계

‘어린이’라는 말을 들으면 온갖 단어보다 여러 이미지가 머릿속에 먼저 떠오를 것이다. 어린이들의 표정은 언어를 뛰어넘는 감정을 드러내고 설명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유년의 기억이 말이나 글보다는 사진과 영상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마냥 순진무구하다고만은 볼 수 없고, 때로는 어른보다도 영악하거나 거침없는 말과 행동으로 사람을 질리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이가 표출하는 그러한 모습은 우리 사회 속 아픔과 문제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다.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사진 속 어린이들의 표정과 모습은 정말 다양하다. 특별히 전시 속 어린이들의 눈을 살펴봐 주시길 당부드린다. 그 속에 담긴 감정과 생각은 우리가 수만 단어의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세계다. 그 깊은 세계가 우리 마음에 울림을 줄 것이다.

  • 김기찬, <고장 난 TV 속에서 웃고 있는 아이들>,
    1982, 대한민국역사박물관
  • 임응식, <전쟁 고아>,
    1950,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어린이의 귀함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어린이날 100회 기념 특별전 <우리 모두 어린이>의 ‘특별’한 점은 우선 전시의 각 주제를 관람객이 직접 만들어간다는 점이다. 주제별로 전시를 관람한 후에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내는 단어를 관람객이 선택하면, 다음 관람객이 그 주제를 확인할 수 있다. 그 관람객이 다른 단어를 선택하면, 그다음 관람객에게 이어지는 식이다. 또한 한국 최초로 전시하는 호주의 아동 이주 사진이나, 미국의회도서관의 루이스 하인(Lewis Hine, 1874~1940) 컬렉션,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의 협력을 통한 다양한 자료, 관람객과의 상호 작용이 있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특별한 점이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영상으로 어린이의 하루를 돌아보고 1부에서는 ‘[ ] 끌려간 어린이’라는 주제로 노동, 선동, 전쟁, 학대, 사고, 조혼 등 어린이들이 원하지 않는 곳으로 끌려간 모습을 역사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떠나간 어린이’를 통해 한국과 해외의 아동 이주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2부에서는 ‘[ ] 바꾼 어린이’라는 제목으로 어른과는 다르게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상을 바꾼 역사 속 어린이들을 보여준다. 더불어 한국 국적 사진기자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로이터통신 김경훈 기자의 사진과 사진 속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3부에서는 ‘[ ] 행복한 어린이’라는 주제로 가정과 학교, 골목에서 자신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어린이를 보여주고 있다. 에필로그에서는 ‘일상의 파괴와 회복’이라는 과정에 놓인 어린이를 생각하며 ‘우리 모두 어린이’가 돼 그림일기를 그리고, 각자의 작품으로 전시를 꾸며가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우리 역사뿐 아니라 외국의 근현대사에서 인류에게 기쁨과 슬픔, 감동과 울림을 주었던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선사하고자 했다. 가족과 함께 ‘어린이의 귀함’을 다시금 느끼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