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역사 만나기

공공역사 입문서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 작년 한 해 동안 공공역사포럼과 학술대회 등을 통해 공공역사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공유해온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국내 최초의 공공역사 단행본 『공공역사란 무엇인가』를 기획· 발간했다. 『공공역사란 무엇인가』는 역사학자뿐만 아니라 역사 교사, 미디어 관계자, 박물관 및 기념관 종사자, 대학원생, 인터넷 방송 제작자 등 다양한 공공역사실천가들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글 하정옥 조사연구과 학예연구관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공공역사’라는 말이 다소 낯설고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이 소식지(『역사공감』)를 읽는 독자 여러분은 이미 공공역사를 만난 것이나 다름없다. 아마도 여러분은 전문 학자만을 위한 역사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역사를 기대하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았을 것이다. 그 요구에 화답해온 박물관의 전시와 교육 그리고 이 소식지의 역사 이야기는 『공공역사란 무엇인가』에 서술된 “광범위한 공중(公衆)을 지향하는 공적 역사 표현의 모든 형태”(34면)라는 공공역사의 정의와 정확히 일치한다. 공공역사라는 개념은 이렇듯 대중의 관심에 부응하는 역사 실천이라는 의미는 물론, 대중이 직접 역사 서술까지도 할 수 있다는 매우 적극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한국사 국정교과서 논란’이나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의 흥행 등에서 볼 수 있듯 공공역사 현상의 다양한 사례를 익히 경험해왔다. 1980년대 사회운동이 활발히 일어났던 때에도 새로운 역사 서술에 대한 요구는 컸고 이른바 ‘민중사’ 서적은 필독서이자 베스트셀러였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또한 현대사박물관으로서 건립이나 전시를 둘러싸고 언제나 치열한 논쟁과 함께했는데, 이는 세계 각국의 현대사박물 관에서도 공통으로 일어났다. 이러한 현상은 역사박물관이 많은 대중의 관심 속에서 그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하는 공공역사 실천의 장임을 보여주고 있다. 공공역사의 문제의식은 기존의 역사 관련 기관을 변화시키기도 했다. 예를 들어 기록관은 본래 역사학자와 정부를 위해 기록물을 잘 보존하고 후대에 전승시키는 것을 가장 중요시했다. 하지만 유럽과 북미에서 공공역사 관점을 도입한 이후로는 공공에 기록물을 개방하고 서비스하는 것을 최우선에 놓고 있다. 과거에는 기록물을 손상시키지 않으려 되도록 외부에 내보이지 않았다면 이제는 오히려 어떻게 하면 일반 대중이 더 편리하게 더 많은 기록물을 접할 수 있는지 모색하는 기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 마르틴 뤼케·이름가르트 췬도르프 지음, 정용숙 옮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기획, 416면, 푸른역사, 2020.
  • 입문서가 될 『공공역사란 무엇인가』

    이번에 발간된 단행본 『공공역사란 무엇인가』는 본래 2018년 독일에서 발간된 공공역사 입문 도서를 번역한 것으로, 책의 배경 자체가 역사박물관과 인연이 깊다.
    독일역사박물관과 포츠담의 현대사연구소는 2015년 독일의 통일 25주년을 기념해 특별전시를 공동으로 기획해 선보였다. 전시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계기로 역사연구소와 역사박물관 모두 공공역사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질적인 도약을 이루었다. 물론 포츠담 현대사연구소는 2008년부터 베를린 자유대학교 역사학부에 개설된 공공역사 석사과정 운영에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깊었다. 책의 두 저자 마르틴 뤼케(Martin Lücke, 베를린 자유대학교 역사교육 교수)와 이름가르트 췬도르프(Irmgard Zündorf, 포츠담 현대사연구소 공공역사 부서장)는 이런 기반 위에서 공공역사를 꾸준히 연구하며 교육했고, 그러한 경험이 쌓여 『Einführung in die Public History』(원서)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 책은 공공역사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나 이 분야를 전공하려는 대학생을 위해 기획된 책이다. 그런 만큼 공공역사의 기본 개념부터 그간의 전개 과정, 그리고 박물관이나 미디어 등 공공역사의 다양한 현장을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역사교육의 공공역사구현을 비롯해 역사 전공자가 아닌 일반 대중이 공공역사 분야에서 가질 수 있는 여러 직업을 구체적인 포트폴리오와 함께 제시한다. 이 책의 발간으로 공공역사의 저변이 확대되고, 보다 다양한 곳에서 공공역사의 실천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작년 한 해 공공역사포럼과 학술대회를 통해 공공역사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공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