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다

지난 시간과 마주하며

인류 역사에는 전쟁 같은 숱한 비극이 반복됐지만, 그때마다 사람들은 주저앉지 않고 자신들의 일상을 쌓아 올렸다.
덕분에 지금의 이 땅과 공기, 우리의 일상과 꿈이 있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시간과 마주하며 더 나은 미래를 쌓아 올리는 박물관 두 곳과 만난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군사 전문 박물관

    육군박물관

    육군박물관은 우리나라의 다양한 군사 유물과 유적을 조사·정리하고 수집·보관·전시함으로써 상무정신의 전통이 담긴 국방문화유산에 대한 홍보·이해·연구 및 교육에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 건립된 공간이다. 1956년에 육군사관학교 기념관으로 개관했으며 군사박물관으로서의 본격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육군의 승인을 받아 1985년 정식으로 개관했다. 육군박물관 건물은 국내 건축계의 거장인 김중엽 선생의 작품으로 높은 예술적·역사적 가치를 지녔다.
    2층에 자리 잡은 제1전시실은 선사시대부터 대한제국 이전까지의 군사 관련 문화재를 전시한 공간이다. 보물 5건 7점을 포함한 각종 유물들을 시대순, 특성별로 전시해 군사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청동기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사용된 창검, 궁시(활과 화살), 총포 및 탄환, 야전장비, 복식, 병서 및 고문서, 지도 등을 통해 전통 군사 활동을 엿볼 수 있다. 3층 제2전시실은 대한제국 이후부터 최근까지의 군사 유물을 다루는 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각종 무기와 장비, 복식 등이 전시돼 있다. 대한제국의 군제와 근대 군사복식, 독립군의 항일 무장 투쟁 관련 유물, 6·25 전쟁 유물, 그리고 베트남 전쟁 파병 관련 유물 등을 통해 복잡다단했던 한국 근현대사의 스토리텔링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 옥외전시장에는 조선시대의 화포와 일제강점기의 대포 등이 전시돼 있고, 박물관 건물에서 200미터 걸으면 만날 수 있는 야외전시장에는 6·25 전쟁 당시 남침의 선봉에 섰던 북한군 T-34 전차와 미군 전차 그리고 장갑차 곡사포, 항공기와 지대공 유도탄 등의 대형 장비와 1720년 세워진 연령군 이훤 신도비, 조선시대 군무를 총괄하는 군사 기구였던 삼군부의 청헌당을 만날 수 있다. 군사박물관에 흥미가 있다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군사 전문 박물관인 육군박물관을 찾아볼 일이다.

육군박물관 관람정보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5시 (휴관: 매주 월요일, 신정·설 및 추석 연휴)

관람료

무료

주소

서울특별시 노원구 화랑로 사서함 77-1호

문의

평일 02-2197-6125, 6608 / 주말 02-2197-5910, 6608

기타

박물관 추천 관람 코스

박물관 ▷ 청헌당 ▷ 화랑연병장 ▷ 옥외전시장 ▷ 육사기념관 ▷ 제2정문

    대한민국을 지켰던 이들의 넋이 잠든 공간

    임시수도기념관

    6·25 전쟁 이후 수도 서울이 점령을 당하면서 정부는 임시로 부산에 터를 잡는다. 부산은 1950년 8월 18일~10월 27일, 1951년 1월 4일~1953년 7월 27일까지 대한민국 정부의 임시수도였다. 임시수도기념관은 임시수도라는 소명을 완수해낸 부산의 위상과 역사성을 기념하기 위해 1984년 6월 25일 개관했다.
    임시수도기념관은 크게 전시관과 임시수도 대통령관저로 구성 돼 있다. 먼저 전시관은 ‘전쟁과 삶’, ‘임시수도 부산의 1,000일’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다. 전쟁과 삶에서는 6·25 전쟁 상황과 부산의 일상을 엿볼 수 있고, 임시수도 부산의 1,000일에서는 임시수도 시기 부산의 주요 사건과 변화를 다양한 유물로 보여준다. 판잣집과 피란학교, 국제시장 좌판 등 당시 부산의 풍경을 볼 수 있어 흥미롭다. 다음으로 당시 ‘경무대(景武臺)’라 불렸던 대통령관저가 있다. 이승만 대통령 내외 및 비서들이 거주하며 집무를 수행하고 주요 국빈을 맞이했던 공간이다.
    당시의 실내 구조와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덕분에 대한민국 정치의 최종 결정과 외교 업무가 이루어진 응접실, 서재, 대통령 내외가 머무르던 내실, 2층 집무실 등을 실감나게 관람할 수 있다. 그 밖에 대통령관저에서는 경비실로 쓰이던 방을 당시 특공대원으로 전쟁에 참가했던 이정숙 할머니의 증언을 듣는 방으로 꾸민 ‘증언의 방’, 조리사가 거주했던 공간을 6·25 전쟁 및 대통령 관련 도서를 비치한 공간으로 바꾼 ‘생각의 방’, 손님을 위해 쓰이던 마루방을 임시수도 관련 영상물 상영 공간으로 변모시킨 ‘회상의 방’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임시수도기념관에서는 임시수도와 6·25 전쟁 관련한 학술 연구와 행사, 교육 프로그램 등도 진행하고 있다. 전이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을 수호하고자 했던 분들의 넋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

임시수도기념관 관람정보
관람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휴관: 신정, 매주 월요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 날)

관람료

무료

주소

부산광역시 서구 임시수도기념로 45

문의

051-244-6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