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중 국민반 실천공지사항
이달에 소개할 소장품은 1950년대 후반에 배포된 국민반 안내문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충청남도 국민반운영위원회 책정사항
1. 보리밭을 밟아줍시다. 서리발로 보리뿌리가 솟아 말라 죽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리를 밟아주는 동시에 흠(흙)을 넣어줍시다.
2. 한글을 배웁시다. 한글을 모르면 국민의 수치이니 겨울 동안에 빠짐없이 배우도록 합시다.
3. 세금을 완납합시다. 이달은 영업세 납기입니다. 미납된 세금과 아울러 이달 안으로 완납합시다.
4. 미신을 타파합시다. 미신에 현혹된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노릇이니 이를 타파하여 미신에 따르는 폐단을 일소합시다.
내무부 시달사항 실천사항 자료
1. 국민학교 취학 적령자를 등록합시다. 금년 새 학기에 국민학교에 입학할 자녀를 가진 가정에는 자진하여 읍면에 등록하여 적령 아동을 빵(빠)짐없이 취학하도록 하여 국민의 의무를 다합시다.
내무부 주지사항
1. 밀수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산업경제를 좀먹고 있는 밀수가 특히 년초를 계기로 성행됨으로 이의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관세법에 대하여는 벌금형과 징역형을 병과하여 엄벌하는 한편 관세법을 세관 기타 수사기관에 통보한자에 대하여는 당해사건으로 수입된 벌금 몰수 가격 또는 추징금의 이분의 일을 상금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서천군 국민반운영위원회 추가 주지사항
구정을 압(앞)두고 강절도 불양배(불량배) 등에 주의합시다.
불법 무기소지자는 자진신고 하여 주기 바랍니다.
수리조합비를 완납합시다. (괄호 안 저자 교정, 한자 한글 전환 표기함)
국민반은 광복 이후 각 동 단위에 조직된 관변 자치조직으로서 일제강점기의 ‘애국반’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 이는 이후 ‘반상회’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1957년 3월, 이승만 대통령은 내무부를 통해 ‘국민반 운영 강화’를 지시했다. 이 국민반 실천공지사항 안내문은 1957년 3월 이후, 그리고 1961년 ‘재건반’이라는 이름으로 이것이 개편되기 전의 어느 해 2월에 충청남도 서천군에 배포된 것이다.
국민반의 운영체계는 먼저 정부 내무부에서 도 단위로 실천 사항을 시달하면 도 단위에서 그 실천사항을 책정하고 이를 시‧군 단위로, 시‧군 단위는 읍‧면‧동 단위로, 읍‧면‧동은 국민반장에게, 국민반장은 국민반원에게로 실천사항을 전달했다. 당시 충청남도 국민반운영위원회가 무엇을 책정사항으로 삼았는지, 내무부에서는 무엇을 실천사항으로 시달하였는지를 살펴보면 당시 국가적으로 무엇을 강조했는지 알 수 있다. 여기에서는 교육, 세금 완납, 그리고 새마을운동 이전 시기 농업사회의 풍속을 엿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 의미가 있다. 또한 그 외의 사항은 주지사항으로 전달하였는데 국가적인 것은 내무부에서 주지하였고, 각 지방에서 추가적으로 주지사항을 넣기도 했다. 특히 서천군에서 수리조합비를 완납하라는 내용은 당시 지방의 농업 사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참고문헌
김학재, 「1950년대 국가권력과 행정말단기구: 국민반을 통한 감시와 동원」, 『역사연구』 14, 2004.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국민반”,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67852 (검색일 2024.01.29.).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의무교육”,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43213 (검색일 2024.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