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박물관 방문기

농경문화의 유산을 찾아

당진 합덕수리민속박물관

• 주소 충남 당진시 합덕읍 덕평로 379-9 • 관람 시간 09:00~18:00, 월요일 휴무 • 문의 041-350-4931~3

합덕수리민속박물관은 수리(水利) 민속 전문 박물관으로, 우리나라의 전통 농경문화와 수리 문화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박물관 옆으로는 조선시대 3대 저수지 중 하나로 꼽히는 유서 깊은 합덕 방죽(이하 합덕제)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이 덕택에 인근 주민들은 수백 년 동안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았고, 풍요로운 농경문화를 이룰 수 있었다.
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맞아 지역 주민의 삶과 문화를 지탱해 온 수리의 역사, 합덕제의 옛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기획 전시
《합덕방죽, 삶을 품다-합덕제 옛 이야기》를 10월까지 이어 나간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전국 140여 곳의 근현대사 박물관들이 원활히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2013년부터 ‘근현대사 박물관 협력망 사업’을 운영하며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전시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근현대사박물관 방문기’ 코너에서는 이 협력망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전시를 진행하는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이번 여름호에서는 당진 합덕수리민속박물관과 특별기획전 《합덕방죽, 삶을 품다-합덕제 옛 이야기》에 대해 알아봅니다.

  • 농경문화의 유산을 찾아,
    당진 합덕수리민속박물관

  • 삶의 지혜가 깃든 공간

    상설전시는 크게 4가지의 주제로 꾸몄다. 가장 먼저 첫 번째 ‘역사를 담다’ 코너에서는 옛 합덕제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속 합덕제 이야기부터 ‘18세기 이후 합덕제 중수를 기록한 비’, ‘고지도 속 합덕제 찾기’ 등을 통해 합덕제의 역사를 먼저 알게 한다. 두 번째 ‘지혜를 담다’에서는 합덕제의 축조 과정을 영상과 모형을 이용해 입체적으로 구성했으며, 선조들의 수리기술에 대한 이해를 직관적으로 돕는다. 세 번째 ‘문화를 담다’에는 합덕제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조상들의 문화가 있다. 물을 논으로 끌어 올리는 맞두레나 낮은 곳에 있는 물을 높은 곳으로 퍼 올리는 용두레, 그리고 대량으로 물을 길어 올리는 수레바퀴 모양의 무자위 등 다양한 수리 시설이 있다. 마지막으로 ‘향유를 품다’는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전해준 합덕제라는 곳에서 다양한 공연, 축제, 휴식, 생태체험교육 등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며 공감의 폭을 넓힌다.

    ▲ ● 합덕제의 옛이야기들을 담아낸 기획 전시 《합덕 방죽, 삶을 품다》.

    계절마다 찾고 싶은 길

    박물관을 나서면 곧바로 합덕제의 둑길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전시를 통해 배운 수리 문화의 지식을 자연 풍경 속에서 다시금 되새길 수 있다. 특히나 이곳은 사계절 내내 걷기 좋은 길로도 유명하다. 연꽃이 자라는 못을 뜻하는 ‘연지’라 불리는 합덕제는 6월부터 8월이면 수면을 뒤덮을 만큼 풍성한 연꽃이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잘 보존된 생태 환경 덕분에 멸종위기에 놓인 금개구리와 수원청개구리의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다. 봄에는 유채꽃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합덕제 옆 테마공원이 국화 전시회 장소로 사용되며 아름답고 다양한 국화 작품이 펼쳐진다. 게다가 겨울이 되면 천연기념물 큰고니들이 찾으며 또 다른 진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외에도 초가집과 함께 지게, 쟁기, 수차, 디딜방아, 물레방아 등 전통 농기구가 실물 크기로 설치되어 농경사회에서 물과 노동이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알게끔 하고, 합덕제의 자연과 생태를 주제로 한 실감영상체험관 ‘합덕제 생태관광체험센터’에서는 이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을 실감 영상이나 증강현실 기술로 만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다.

    ▲ ● 푸른 하늘에 드넓게 펼쳐진 연꽃단지가 절경을 만들어내는 합덕제의 여름.
    ▲ ● 옛 초가 체험 시설과 전통 농기구들이 있는 야외 수리민속체험장.
  • MINI INTERVEIW

    합덕수리민속박물관 이상식 학예사
  • “합덕 방죽은 삶이 스며든 유산, 세대를 잇는 역사 공간입니다.”

    • Q
    • 기획 전시 《합덕방죽, 삶을 품다-합덕 옛 이야기》를 소개해주세요.

    1964년 인근에 예당저수지가 생기면서 합덕제는 저수지의 기능을 상실해 논으로 개간되었습니다. 전시는 저수지와 농업용수로 활발히 쓰였던 합덕제의 과거 이야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당시 이 주변에서 삶을 이어 온 어르신들의 생생한 구술 내용을 영상으로 담아 합덕제의 역사와 문화를 실감 나게 보여줍니다.

    • Q
    • 이 기획 전시의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요.

    합덕제 물로 농사를 지었고, 식자재를 씻고 다듬기도 했으며, 물을 가두었다가 식수로 사용했다는 등 당시를 경험했던 어르신들의 삶을 기록하고 시각화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세대 간 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과거 회고를 넘어 미래 세대에게 소중한 역사를 전달하는 것이죠.

    • Q
    • 전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합덕제에서 왕골을 재배해 돗자리를 짜서 시장에 내다 팔았다고 한 구술자 어르신의 말씀에 착안해 기획한 ‘합덕제 근현대 구술사 속 왕골재배 이야기와 지끈바구니 만들기’ 체험을 8월 말까지 토요일 오전·오후 각 1회씩 진행합니다. 왕골 대신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지끈을 사용해 바구니를 만들 수 있으니 꼭 신청하셔서 체험해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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