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 미화원들의 이야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언제나 쾌적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미화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누구보다 먼저 출근해 전시실 구석구석을 살피고, 관람객이 떠난 뒤에도 조용히 흔적을 지우며 또 다른 하루를 준비하는 이들 덕에 박물관은 오늘도 정갈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가치를 조용히, 하지만 든든하게 지켜주는 진정한 파수꾼들을 지금 만나본다.
안녕하세요. 우선 미화실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저희 미화실은 인터뷰에 참여한 인원을 포함해 총 11명이 함께 일하며, 각자 층별로 맡은 구역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관람객이 유물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박물관 전체를 늘 쾌적하고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특히 전시물 가까이에서, 소중한 유산이 손상되거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늘 주의를 기울이며 돌보고 있습니다.
박물관에서의 하루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보통 관람객이 도착하기 전인 이른 아침부터 시작합니다. 박물관은 오전 10시에 문을 열지만, 저희는 오전 7시부터 각자 맡은 층으로 이동해 전시실 바닥에 남은 먼지나 발자국, 유리 케이스의 얼룩, 화장실의 위생 상태, 공용 공간의 정돈 상태 등을 꼼꼼히 살핍니다. 그렇게 오전 근무를 마친 뒤에는 잠시 식사와 휴식 시간을 갖고, 오후 2시쯤 다시 한번 전체 공간을 점검합니다. 순환 근무를 통해 야간에도 교대로 일하는데요. 이때는 관람객이 떠난 뒤 남은 흔적들을 지우고, 다음 날을 준비합니다.
일반 건물의 미화 업무와 어떠한 점이 다른가요?
일반 건물과 달리 박물관은 다루는 대상이 유물이기에 훨씬 더 섬세하고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단순한 생활 공간이 아니므로 미화실 전체가 한결같이 세심한 자세로 일하고 있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바닥은 관람객의 동선에 걸리지 않도록 쓰레기와 먼지를 말끔히 치우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은 또렷하게 해 이동의 안전을 돕습니다. 유리 케이스에 남은 지문 하나, 벽의 얼룩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청소 도구 선택에도 신중을 기합니다. 특히 화장실은 저희가 자부심을 느끼는 곳인데요. 박물관의 얼굴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지저분한 부분이나, 미끄러운 곳이 없는지 자주 확인합니다.
박물관 방문 시 꼭 가봐야 하는 장소는 어디일까요?
단연 옥상정원입니다. 관람 환경 공사로 잠시 문을 닫았다가 6월에 다시 새롭게 개장했어요. 광화문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멋진 전망에,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어 사진 찍기에 참 좋은 명소입니다. 또 박물관 정면 좌측에는 살짝 숨겨진 나무 계단이 있는데, 여기에 앉으면 산들바람이 솔솔 불어와 휴식을 취하기에 아주 제격입니다. 봄과 가을뿐 아니라 무더운 한여름에도 많은 분이 이곳에서 잠시 쉬어 가곤 합니다. 그래서 이 공간 역시 수시로 살피고 청결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관람객의 따뜻한 한마디를 들을 때입니다. “여기 참 깔끔하네요”, “이렇게 잘 정돈된 박물관은 처음이에요”, “덕분에 전시를 기분 좋게 보고 갑니다”라는 말씀을 지나가며 툭 건네주시는 경우가 있어요. 그 순간 마음이 뭉클해지고,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박물관 근처에서 집회가 열리면 참석자분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준비해 온 간식이나 음료를 나눠주실 때가 있어요. 그 작은 배려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감동받곤 합니다.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저희를 알아봐 주면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고, 그 하루가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이 일을 자랑스럽게 이어가고 싶습니다. 박물관을 찾는 모든 관람객이 편안한 공간에서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가실 수 있도록,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희의 손으로 돌보는 바닥, 벽, 계단 하나하나가 결국 관람객이 근현대사를 마주하는 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