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광복 80년을 기념해 토크콘서트 <근대도시열전>을 진행했다. <근대도시열전>은 ‘해방’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도시’라는 공간을 통해 이야기함으로써 각 ‘도시’의 특징과 당시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상을 살펴보고자 준비한 것이다. 이번 행사는 5월 30일을 시작으로 6월 27일, 7월 25일 총 3회에 걸쳐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오후 2시에 박물관 3층 다목적홀에서 총 5개 도시의 해방 이후 모습을 소개했다.
글. 이보성(대한민국역사박물관 조사연구과 학예연구사)
‘광복’의 기쁨과 환희는 1945년 8월 15일 우리 국민 모두 함께 나누고 공유했을 것이다. 다만 사람마다 현재 살고 있고, 살아가야 할 공간(도시)마다 해방 직후 모습과 삶은 달라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번 토크 콘서트에서 대중과 이야기 나누고자 준비한 도시는 부산, 대전·대구, 평양·개성이다.
5월 30일 진행한 1차 토크콘서트 부산 편에서는 ‘해방과 부산항: 이동(移動과 부동(不動)’을 주제로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는 미군(美軍), 부산에 살고 있는 조선인, 부산으로 돌아오는 귀환 동포와 부산항을 거쳐 나가는 재조일본인의 모습 등을 다양한 자료와 함께 만나볼 수 있었다. 김윤미(군사편찬연구소), 전성현(동아대), 차철욱(부산대) 세 명의 연구자의 구수한 부산 사투리와 함께 해방 직후 부산항을 통해 오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아미동 비석마을 등 재조일본인의 흔적 위에 살고 있는 현재 모습까지 ‘부산’이 겪은 해방의 역사와 도시의 변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6월 27일, 2차 토크콘서트 대전·대구 편은 ‘식량과 철도로 읽는 해방 직후 도시의 풍경’을 주제로 김민석(충남대), 김상숙(성공회대) 두 지역 연구자의 발표와 허영란(울산대)의 대담 순으로 진행했다.
해방 이후 대구는 철도를 통한 급격한 인구 증가와 이로 인한 실업난, 주거난 등 사회·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1946년 대홍수와 콜레라라는 자연재해로 식량난이 큰 문제로 부각되었다. 식량난으로 시작된 식량 시위에 9월 총파업과 10월 항쟁까지 이어지면서 해방 직후 대구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살아내야 했던 치열했던 삶을 살펴보았다.
한편 일제강점기 경부선 철도 부설을 계기로 급성장한 대전은 일본인 인구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기에 해방 이후 그들이 빠져나가면서 겪게 된 도시의 구조적 변화와 인적 변화, 그리고 현재 대전에서의 철도의 역할과 칼국수·성심당으로 이어지는 특유의 밀가루 역사를 만나볼 수 있었다. 대전과 대구 두 도시의 해방 이후 모습과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도와 식량을 주제로 대중과 나누며 두 도시가 갖고 있는 역사성과 연속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7월 25일에는 마지막 3차 토크콘서트 평양·개성 편 ‘해방 이후 평양과 개성의 도시 생활 변화’가 무대에 올랐다. 현재 북한 도시인 평양과 개성은 우리에게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곳이지만, 토크콘서트를 통해 해방 직후부터 6·25전쟁을 거치며 두 도시가 맞닥뜨린 변화와 도전,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였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준비한 토크콘서트 <근대도시열전>을 통해 도시(공간)의 특징과 변화가 지금 어떠한 방식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도시(공간)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과 지금 우리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광복 80주년 기념 토크콘서트 <근대도시열전>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