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제과제빵인 구술 조사와 동영상 제작
과일을 가득 품은 케이크,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살린 베이글… 줄을 서서 맛보는 빵집이 늘고, ‘빵지순례’가 하나의 풍경이 된 오늘의 ‘K-디저트’ 열풍 뒤에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산업화의 거친 세월 속에서도 묵묵히 우리 제과제빵의 길을 닦아온 이들의 숨은 이야기가 있다. 바로 원로 제과제빵인들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수집하고, 우리 제과제빵의 살아있는 역사를 영상으로 담아내었다.
글. 최성미(대한민국역사박물관 조사연구과 학예연구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조사연구과는 지난 2024년과 2025년, 2개년 사업으로 ‘한국 근현대 제과제빵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원로 제과제빵인 구술조사’를 실시하고,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동영상을 제작했다. 이는 조사대상자인 원로들이 고령임에 따라 시급하게 이들의 이야기를 조사·수집함으로써, 한국의 제과제빵 및 현대사의 생생한 기록을 남기기 위한 데 목적이 있었다.
이를 위해, 대한제과협회를 통해 조사대상자인 원로 제과제빵인들을 소개받아 조사연구과 담당 학예연구사가 직접 조사를 수행했다. 조사대상자인 원로들은 1933~1942년생의 총 5인으로, 수십 년 동안 한국의 제과제빵업계에 종사한 이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또 이들이 속했던 제과제빵업은 과거 유명 제과제빵점, 개인 자영업 제과제빵점, 호텔 제과부, 한국제과학교, 프랜차이즈 제과제빵점 등으로 다양했다.
구술조사 주 진행시기는 2024년 11월부터 2025년 3월이었다. 원로 1인 별 적게는 4차례에서, 많게는 7차례까지 총 23회의 구술조사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사진, 업무일지, 레시피북, 저서 등의 자료도 사진으로 남겼다. 조사 대상자들이 80~90대의 고령임에 따라 낙상, 독감 등 건강상의 문제로 조사 및 동영상 촬영이 지연되기도 했다. 결국 한 90대 고령 원로는 심혈관계 건강 이상으로 조사를 이어가지 못해, 최종적으로 4명 원로의 동영상 촬영이 이루어졌다.
이번 원로들의 조사 및 동영상에는 생애 전반을 조사시기로 설정해 제과제빵계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들의 삶과 현대사 경험을 함께 기록하고자 했다. 즉 원로들의 출생 연령 및 지역에 따라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산업 성장기 등 한국사의 시기별 경험도 함께 담아, 이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근현대 시대 자료로 활용될 수 있게 기획했다.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제작된 ‘원로 제과제빵인 구술동영상’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여기에 상세하게 담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는 올해 연말 발간할 조사보고서에 추가로 수록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