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한일병합조약 이후 조선총독부는 남산 왜성대에 청사를 두고 운영하다가, 1926년 경복궁 흥례문 구역을 철거한 터에 새로운 청사를 건립했습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고 광복이 된 이후에는 미군정청에 인계되어 미군 청사로 쓰였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대한민국 정부가 다시 인계받았습니다. 이후 이 건물은 대통령 관저, 정부 청사로 사용하다 1986년에는 개보수 작업을 거쳐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개관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잔재인 만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은 줄곧 제기되었지만 무산되기 일쑤였죠. 그러다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경복궁 복원과 구 조선총독부 건물의 철거를 지시해 1995년 8월 15일, 광복 50주년을 맞아 철거를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그제야 확 트인 시야와 함께 아름다운 경복궁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고난의 어제를 딛고 새롭게 빛나는 오늘을 만들어가는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
빛 광(光)자와 회복할 복(復)자를 쓰는 ‘광복(光復)’은 중국 진 왕조의 정사를 담은 『진서(晉書)』에서 처음 쓰인 단어라고 합니다. 이때 광복은 옛 도읍이나 땅을 되찾는다는 의미였습니다.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끝날 것 같지 않던 암흑기를 보내고 밝은 빛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암흑기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은 채 대한민국 주변을 맴돌았습니다. 우리가 지금 자유를 공기처럼 느낄 수 있는 것은 행동했던 수많은 사람들 덕분입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2020년 이곳에서 앞선 사람들이 남기고 간 자유의 의미를 되새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