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해를 뒤흔들었던 국제사건으로는 단연 홍콩 민주화 시위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세계인이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기대와 환희로 부풀어 있는 지금도, 홍콩의 시내는 최루탄과 화염병 연기로 가득 차있다. 홍콩 시위의 발단은 한 홍콩 남성이 대만에서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돌아온 사건에서 비롯되었지만, 현재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폐지 요구를 넘어서 중국의 홍콩 내정간섭 자체에 반발하는 민주화 운동으로 규모와 성격이 확대되었다.
1842년 아편전쟁 당시 청이 영국에 패배한 것을 계기로 영국에 할양된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되었다. 1980년대 등소평 시대가 개막하면서 개혁개방 노선을 걷게 된 중국이 영국에게 선진기술과 자본이 집약된 홍콩의 반환을 요구한 것이다. 다만, 홍콩을 바로 사회주의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으므로 교섭과정에서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는 ‘항인치항(港人治港)’과 한 나라에 두 체제가 공존한다는 ‘일국양제(一國兩制)’ 시행을 제안하였다. 즉, 홍콩이 중국의 일부가 되더라도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홍콩 행정장관이 통치하는 고도의 자치권을 갖는다는 내용이었다. 이것을 영국이 받아들임으로써 홍콩은 1997년 7월 1일자로 중국의 특별행정구가 되었다.
1997년, 홍콩을 반환받은 중국이 발행한 기념우표 2매 세트가 우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홍콩이 조국으로 돌아오다(香港回归祖国)’라는 이름을 가진 우표로, 우표 이름이 표어처럼 흰 바탕에 붉은 글씨로 활짝 펼쳐져 새겨져 있다. 우표 가운데에는 두 매 모두 홍콩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체결된 역사적인 문헌의 제목(중영 공동 성명, 홍콩 기본법)이 배치되어 있어 두 문헌의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다. 하단은 중국 전통 세밀화법으로 묘사된 꽃 그림으로 장식되어있고, 우표 바탕의 테두리는 금색으로 둘러져 있다.
첫 번째 우표(2-1)(아8598)의 액면가는 오른쪽 상단에 표시된 것처럼 50펀(0.5위안)이다. 가운데에 중국어와 영어로 ‘홍콩 문제에 관한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와 그레이트 브리튼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 정부의 연합 성명(中华人民共和国政府和大不列颠及北爱尔兰联合王国政府关于香港问题的联合声明, JOINT DECLARATION OF THE GOVERNMENT OF 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AND THE GOVERNMENT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ON THE QUESTION OF HONGKONG)’이라고 적혀있다. 이는 1984년 12월 19일 중국과 영국이 체결한 홍콩 반환 협정, 즉 중영 공동 성명의 정식 명칭이다. 하단은 평화를 상징하는 월계화로 장식되어있다.
두 번째 우표(2-2)(아8599)의 액면가는 150펀(1.5위안)으로 (2-1)(아8598)의 3배이다. 가운데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국장이 새겨져있고, 그 아래에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中华人民共和国香港特别行政区基本法)’이라고 인쇄되어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 기본법, 일명 홍콩 기본법은 1990년 4월 4일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를 통과한 법으로 홍콩 반환 후에 헌법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중국의 일부’로서의 홍콩을 전제하고 홍콩이라는 ‘특별행정구’에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다는 법이다. 앞서 언급한 ‘항인치항’과 ‘일국양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표 하단은 번영과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으로 장식되어있다.
참고자료
박광득, ｢홍콩반환 20년의 회고와 전망에 관한 연구｣, 대한정치학회보, 대한정치학회, 2017.
百度百科, “香港回归祖国”, https://baike.baidu.com/item/%E9%A6%99%E6%B8%AF%E5%9B%9E%E5%BD%92%E7%A5%96%E5%9B%BD/9680700?fr=aladdin (검색일: 2019.12.27.)
네이버 지식백과,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2019)”,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778481&cid=43667&categoryId=43667 (검색일: 2019.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