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직하다

케이팝 원조 걸그룹,

김시스터즈
(Kim Sisters)

케이팝(K-Pop) 가수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 영국 옥스퍼드 사전에
접두사 ‘K-’가 등재될 만큼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그중 케이팝은 단연 돋보인다.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기 전에 이미 2009년 걸그룹 ‘원더걸스(Wonder Girls)’가
미국에 진출했다지만, 그보다 50년이나 앞서 미국에 진출했던 원조 걸그룹이 있다.
‘김시스터즈(Kim Sisters)’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다. 글 김미정 자료관리과 연구원

1964년 국내에 발매된 김시스터즈의 첫 앨범 재킷

미국을 놀라게 한 대한민국 걸그룹의 탄생

2020년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대한민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하며 미국을 놀라게 했다. 2021년에는 신곡 <버터(Butter)>를 선보이며 올해 최장기간 1위 기록을 보유하는 등 각종 진기록을 제조하며 세계적인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미국 3대 유명 토크쇼에 출연하는 등 그 인기를 다양하게 증명해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놀라게 한 대한민국 가수는 방탄소년단이 처음은 아니다. 1960년대에 이미 미국의 텔레비전 쇼에 여러 차례 출연한 우리나라 걸그룹이 있었다. 바로 ‘김시스터즈(KimSisters)’다. 김시스터즈는 숙자, 민자, 애자로 이루어진 보컬 그룹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걸그룹이자 아시아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걸그룹이기도 하다.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가수 이난영은 6·25 전쟁 이후 자신의 딸들(숙자, 애자)과 조카(민자, 오빠 이봉룡의 딸)로 구성된 팀 ‘김시스터즈’를 결성시켰고, 이들에게 노래와 춤, 다양한 악기 연주 등을 가르치며 혹독하게 훈련시켰다. 김시스터즈는 1953년부터 미8군 무대와 여러 극장 등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정식 데뷔 이전부터 영화에서 노래와 연기 실력을 뽐냈다. 한형모 감독의 뮤지컬 코미디 영화 <청춘쌍곡선>(1956)에서는 간호사 역을 맡기도 했다. 영화 포스터 앞면의 출연진 소개를 보면 ‘숙자, 민자, 애자’라는 이름 대신 ‘三姉妹(삼자매)’로 표기되고 뒷면에는 각자의 이름이 표기돼 있다.

  • 1970년 귀국 공연 당시 발간된 잡지 「대중가요」 제46집. 김시스터즈가 잡지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1970년 귀국공연 당시 발간된 잡지 「대중가요」 제46집. 김시스터즈가 잡지 표지를 장식하고, 단독 인터뷰를 통해 특집 기사도 게재돼 있다.

미국을 누비며 대한민국을 알리다

당시 주한미군 병사들은 각종 악기를 자유로이 연주하고 노래와 춤까지 선보이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녀들의 모습에 환호했다. 이러한 인기는 미국의 기획자 톰 볼(Tom Ball) 귀에 들어갔고, 김시스터즈는 1959년 라스베이거스(Las Vegas)로 진출했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의 생활이 매우 힘들었을 테지만, 그녀들은 연습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마침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다. 싱글앨범 제작은 물론, 당대 미국 최고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에드 설리번 쇼(The Ed Sullivan Show)>에 출연하는 등 미국에서 김시스터즈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1963년에는 미국 모뉴먼트(Monument) 레코드에서 김시스터즈의 첫 정규 앨범이 제작됐다. 이 앨범은 같은 해 미국을 방문했던 이난영이 국내로 들여와 1964년 LKL 레코드에서 ‘킴·씨스터-즈 첫앨범’이라는 문구를 추가로 삽입해 발매했다.
음반 재킷 뒷면에는 총 12곡의 앨범 수록곡 제목과 미국 텔레비전 프로그램 <에드 설리번 쇼>의 에드 설리번이 김시스터즈와 만나 그룹 결성 배경 및 미국 진출에 대해 나눈 이야기와 소개 글이 있는데, 국내에 발매된 앨범에는 영문과 함께 ‘에드·썰리봔氏의 紀念紹介(기념소개)의 말’이란 제목의 번역문이 국한문 혼용 글로 추가돼 있다. 김시스터즈의 앨범은 대부분 영어로 녹음됐으나 B면의 <아리랑(Arirang)>과 이난영의 곡 <봄맞이(Korean Spring Song)>는 한국어로 불렀다.
김시스터즈는 1970년에 공연을 하기 위해 잠시 귀국했고, 그 이후에도 순회공연을 하며 지내다 1975년 미국 공연을 끝으로 은퇴했다.
6·25 전쟁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나라이자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며 아메리칸 드림을 직접 보여준 걸그룹 김시스터즈. 1960년대에 미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오로지 피나는 노력과 실력으로 현지 가수들과 동등한 위치에 섰던 그녀들을 보고있노라면,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현재의 케이팝 열풍이 갑자기 생겨난 것만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 김시스터즈가 출연한 1956년 한형모 감독의 영화 <청춘쌍곡선> 포스터 앞면.
    오른쪽 하단을 보면 그녀들의 이름이 ‘三姉妹(삼자매)’로 표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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