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깨우치다

영상 콘텐츠로 배우는
역사
<그땐 그랬지>

코로나19는 박물관 교육을 진화시켰다. 얼굴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전시를 함께 관람했던
전통적인 방식의 교육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을 활용한 교육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작년부터 쌍방향 원격 교육을 운영해왔으며, 올해에는 새로운 영상 콘텐츠
교육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그땐 그랬지>를 통해 영상 콘텐츠 교육의
운영 방식과 그 내용을 살펴보자.
글 정새롬 교육과 학예연구사

온라인 속 박물관 교육

일상을 바꾸어놓은 코로나19는 박물관 교육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을 피해야 하는 시대 상황에서 교육은 이제 전시실과 강의실이 아닌 온라인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다. 온라인 교육은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한 ‘쌍방향 원격 교육’(이하 ‘원격 교육’)과 강의 내용을 촬영해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 교육’(이하 ‘영상 교육’)으로 나뉜다.
원격 교육과 영상 교육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시간 진행 가능 여부’에 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인원이 모여 들어야 하는 원격 교육과 달리, 영상 교육은 교육을 신청한 단체가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원격 교육은 박물관이 중심이 돼 수업을 이끌어나가는 반면, 영상 교육은 학교 교사가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컴퓨터 화면으로나마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원격 교육에 강점이, 더 많은 학생이 주체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영상 교육에 강점이 있다.
얼굴을 직접 보며 소통할 수 없다는 큰 아쉬움이 있지만 그동안 박물관 방문이 쉽지 않았던 원거리 지역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은 온라인 교육만의 장점이다. 또한 우리 박물관은 신청 학급에 활동지 등 교구재를 배송해 교육 집중도를 높이는 동시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단순히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스스로 생각해보고 마무리하는 추가 학습을 위한 것이다. 이렇듯 박물관에서는 온라인 교육의 한계를 넘어 더 발전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 중이다. 원격 교육으로 공간의 한계를 넘은 박물관 교육은 이제 영상 교육을 통해 시간의 한계까지 넘어서며 더 많은 학생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상 교육 콘텐츠 <그땐 그랬지>의 주요 장면들

1988년, 그땐 그랬지

<그땐 그랬지>는 초등학교 학급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영상 교육 프로그램으로 약 30여 년 전의 일상생활을 소개한다. 이미 온라인을 통해 수많은 영상을 접하고 있는 어린이들이 박물관 교육 영상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비슷한 또래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야기로 구성했다. 1988년 국민학교 4학년 ‘영수’라는 가상의 학생이 등장하는데, 이 인물을 통해 그 시기를 알아보는 내용이다.
2021년의 선생님과 1988년의 영수는 우연히 연결된 공중전화기를 통해 대화를 나눈다. 영수와의 대화 속에서 1988년의 가정과 학교생활, 그리고 거리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교육에 참여하는 2021년 ‘현재’의 어린이들은 영수를 통해 당시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 지난 3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달라졌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텔레비전과 친구들과의 놀이를 좋아하는 천진난만한 영수의 목소리를 통해 동질감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전시실과 소장 유물의 모습을 영상 속에 최대한 많이 담아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자 했다.
1988년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서울 올림픽을 개최한 해이자 1987년의 민주화 선언, 1989년의 해외여행 자유화 등 정치·사회·문화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했던 시기다. 전환점을 맞았던 대한민국의 현대사, 그리고 그 흐름과 변화를 익숙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고 알아가는 교육 시간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제공하는 영상 교육은 <그땐 그랬지> 외에도 유아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그때 그 시절 세 바퀴 자동차>와 <대한민국 상징 이야기>, 그리고 중·고등학생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민주주의 길>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박물관 누리집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