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역사 이야기

조선어학회 사건,

우리말의 소중함을 기억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일제는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우리말 사용과 교육을 금지했습니다. 강압적인 통치 아래에서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려던 조선어학회는 혹독한 수난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조선어학회는 1921년 주시경과 그의 제자 최두선, 임경재, 장지영 등을 중심으로 조직된 민간 학술 단체입니다.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한글맞춤법 통일안’ 마련, 표준어 제정, <우리말큰사전> 편찬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사전 편찬에 박차를 가하던 중 함흥영생여자고등보통학교 학생 박영옥이 기차 안에서 조선어를 사용하다가 발각되는 ‘함흥학생사건’이 일어납니다.

일제 경찰은 학생을 취조해 조선어학회 회원으로 조선어사전 편찬 사무를 맡고 있던 정태진과 관련되었음을 알아냈고, 정태진을 검거해 조선어학회가 독립운동을 하는 민족운동 단체라는 거짓 자백을 받아냅니다.

1942년 10월부터 1943년 4월까지 7개월에 걸쳐 조선어학회 한글학자 33명이 내란죄로 기소되었습니다. <우리말큰사전> 편찬을 위해 완성한 400자 원고지 3만2000여 장과 어휘 카드 20만 매도 압수당했습니다.

조선어학회 사건은 내선일체를 앞세워 민족 말살 정책을 펼치던 일제의 악랄함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입니다. 일제가 압수한 <우리말큰사전> 원고는 해방 직후인 1945년 9월, 철도청 창고에서 발견됩니다. 원고는 다시 정리되어 여섯 권짜리 한글학회에서 지은 <큰사전>으로 발간되었습니다. 일제의 가혹한 민족 말살 정책을 견뎌낸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대사전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입니다.

조선어학회의 숨결이 담긴 <큰사전>
사진 제공. 한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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