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선언서(獨立宣言書)
1920년대에 독립신문사에서 인쇄한 독립선언서. ‘독립신문’ 3·1절 기념호의 부록으로 실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장 유물 이야기

3·1운동 100주년과
독립선언서(獨立宣言書)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을 기념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각종 행사가 활발히 열리고 있다. 그중 미국 뉴욕주에서 ‘유관순 추모의 날’을 제정한다는 소식이 새롭다. 뉴욕주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뉴욕주 상원·하원의원이 주 차원에서 3·1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공감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100년 전 그날, 유관순을 비롯한 나라를 잃은 선조들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고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면서 지향한 정신은 무엇일까. 100년 후 오늘날, 세계인이 공감하는 3·1운동의 정신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소장품 ‘독립신문’에 실린 ‘독립선언서’를 통해 살펴보자.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
오늘 우리 조선의 독립은 조선인이 정당한 번영을 이루게 하는 것인 동시에,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빠져나와 동양에 대한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이다.
또 중국이 일본에 땅을 빼앗길 것이라는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며,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중요한 부분인 동양 평화를 이룰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

*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쉽게 읽는 3·1독립선언서」 에서 인용함.
자유, 평화, 정의, 인류평등

1920년대에 대한민국임시정부 기관인 독립신문사가 3·1운동의 열기를 다시 되살리며, 전 세계에 한민족의 독립 열망을 선포할 목적으로 1919년 제작된 ‘독립선언서’를 다시 인쇄했다. 독립선언서 전문에 제국주의를 벗어나 강대국과 약소국이 공존하는 국제질서를 비폭력으로 구축하고, 정의와 인도주의, 인간 존엄 등의 기치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3·1운동이 단순한 반일 운동을 넘어 전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자유, 평화, 민주화, 인류 평등 등을 추구한 보편적 저항운동이었음을 알려준다.

대통합과 국민 연대

3·1운동은 전국 다수의 참가자들이 지역, 신분, 성별, 종교와 상관없이 만세를 외친 민족 전체의 대통합이었다. 일제의 지배 체제가 완비된 시점에 폭발한 커다란 국민 연대였다. “··· 이 군중은 학생, 소년, 소녀, 노인, 부녀, 직공, 상인, 점원, 청년, 차부, 시골에서 온 농부 등 모든 계급, 노약 남녀의 집합이었다···”는 일제의 기록(조선총독광방서무부조사록)에서 알 수 있듯이 민족 대표 33인만의 투쟁이 아닌 전 국민의 대항쟁이었다.

대한민국 헌법은 1948년 재정 이래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밝히고 있다. 정의·평화·대통합을 지향한 3·1운동의 정신을 다시금 생각하며, 오늘날 사회가 풀어야 할 분열·차별·혐오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자.

글. 자료관리과 김보람 학예연구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