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시를 열며 (Opening Special Exhibition)

제주도는 연간 1,500만 명이 방문하는 국제적인 관광지다. 최근에는 해마다 15,000명 이상이 아름다운 경치와 쾌적한 생활을 누리기 위해 제주로 이주해 오고 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 너머에는 제주 사람들의 아픔이 서려 있다. 제주 출신의 작가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1978,『 창작과 비평사』)에 나오는 대목이다.
“이섬출신이거든아무나붙잡고물어보라.필시그의가족중에 누구한사람,아니면적어도사촌까지중에누구한사람이그북새통에 죽었다고 말하리라.”
이처럼 제주 사람들 대부분은 제주4·3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그 만큼 제주4·3은 제주 사람들의 가슴에 아픈 상처로 남아 있으며,그상처는제주땅곳곳에도흔적으로남겨져있다.제주의자연 중 4·3의 아픔을 품지 않은 곳은 없다. 많은 곳이 4·3 당시 집단 학살이 이루어졌던 곳이거나 주민들의 희생지였다. 그도 아니면 주민들이 피난생활을 했던 곳이거나 그날의 악몽 때문에 도저히 살 수가 없어 돌아가지 못한 ‘잃어버린 마을’이다.
‘잃어버린 마을’은 1948년 11월 이후 중산간 마을이 토벌대에 의해 초토화되면서 주민들이 마을을 떠난 후 현재까지 복구되지 않은 마을을 말한다. 당시 주민들이 참혹한 광경이 떠올라 자신이 살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고향 마을마저 사라져 버리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개발바람을 타고 카페와 전원주택, 타운하우스가 들어서면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4·3과 관련된 유적지로는 ‘잃어버린 마을’과 4·3 성터, 은신처, 학살터, 수용소, 주둔지, 희생자 집단묘지, 비석 등이 있다. 2003~2004년 발간된 『 제주4·3유적』I,II에 의하면 ‘잃어버린 마을’은 108개 마을, 4·3 성터 65개소, 은신처 35개소, 학살터 153개소, 수용소 18개소, 주둔지 83개소, 희생자 집단묘지 6개소, 비석 41개소에 달한다. 곧 제주도 전역이 4·3이 남겨 놓은 땅의 흔적이라는 의미이다. 이 사진전은 아름답고 평화롭게만 보이는섬제주의뒷모습에담겨있는아픈상처를모두가공감하고평화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되었다.

Jeju Island is an international tourist destination, with 15 million annual visitors. Recently, more than 15,000 people each year are moving to Jeju to enjoy the beautiful scenery and pleasant lifestyle. However, beyond such beauty lies the pain of the people of Jeju. It is said that most natives of Jeju are directly or indirectly related to the Jeju 4·3 Incident. The Jeju 4·3 Incident remains a painful wound in the hearts of the people of Jeju, and traces of that wound can be found all around the island. Many places were sites of massacre or where villagers were victimized at the time of the incident.

Historic sites related to the Jeju 4·3 Incident include “lost villages” where the villages were burnt to ruins and never restored as villagers le , 4·3 fortress sites, hiding places, massacre sites, concentration camps, military posts, mass graves of victims, and monuments. This photo exhibition was planned in hope that all would sympathize with the painful wound behind the seemingly beautiful and peaceful island of Jeju and once again remember the significance of the universal value of human righ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