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통해 1987년 12월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의 단일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선거에서는 ‘보통사람’과 ‘안정’을 내세운 노태우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대통령 직선제 시행을 시작으로 정치관계법, 국회관계법, 지방자치법 등을 제·개정하여 국민의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제도를 정비해 나갔습니다.

정치적 자유가 증진되면서 기본권 확대를 위한 목소리도 높아졌습니다. 노동자 권익 보호와 언론 자유 확대의 움직임이 일어났고 헌법에 의한 기본권 보호를 위해 헌법재판소가 창설되었습니다. 과거의 부정부패를 청산하기 위한 청문회가 도입되었고 하나회 해체, 금융실명제 시행이 잇따랐습니다. 민주제도가 정비되고 국회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선거공영제, 지방자치제 등을 통한 국민의 정치참여 기회도 확대되었습니다.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의 대중화는 시민들의 직접적 정치참여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우리의 외교 지평이 전 지구적 범위로 확대되었습니다. 북방외교를 통해 헝가리를 시작으로 사회주의 국가들과 국교를 수립했습니다. 유엔을 통한 재정지원을 시작으로 이제는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되었고 국제 분쟁지역의 평화유지군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 평화, 핵 안보 등 국제적 의제 형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동해와 독도 표기 등 왜곡된 사실들을 바로 잡아 대한민국을 바로 알리는 민간 외교 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스포츠는 역사적으로 우리의 자신감을 확인하고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왔습니다. 1936년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제패는 나라 잃은 설움 속에서도 민족적 자긍심을 일깨워주었습니다.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코리아(KOREA)’의 이름으로 처음 올림픽에 출전하는 감격을 맛보았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은 6.25 전쟁을 딛고 일어난 대한민국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02년 한·일 피파(FIFA)월드컵은 4강 진출의 성과 뿐 아니라 시민들의 열정적인 응원과 질서의식을 통해 대한민국의 성장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습니다. 200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개최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대한민국은 세계 4대 국제대회를 모두 개최한 5번째 국가가 되었습니다.

1990년대 초 우리나라 드라마가 아시아에서 인기를 얻은 이후,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유럽, 남미 등지로 확산되어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류는 인터넷과 SNS(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음식, 한글, 한국 제품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역동성, 흥, 어우러짐으로 표현되는 우리의 정서는 다양한 서구 문화를 수용하면서 세계인과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탄생한 한류는 세계의 문화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의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와 국민, 기업의 혹독한 노력과 희생이 뒤따랐습니다. 전 국민적인 금모으기 운동 등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구조 조정을 통해 선진형 경제시스템이 정착되었지만 소득분배 악화, 노동유연성 증가로 인한 실업문제 등이 과제로 남았습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된 정보기술 산업은 우리 경제의 중요한 축이 되었습니다. ‘세계 최초, 세계 최고’의 기록을 지속적으로 경신하고 있는 정보기술 산업은 이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여가와 문화를 즐기는 방식도 변화를 거듭해왔습니다. 정보통신 산업의 성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이-스포츠(e-sports), 디지털 카메라를 활용한 여가생활도 일반화 되었습니다. 독자들의 직접적인 반응을 바탕으로 소설, 영화, 드라마 등으로 외연을 넓히는 인터넷 기반 작품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오늘날 170여 개 국가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재외 한국인은 700만 명에 달합니다. 20세기 전반의 일제의 수탈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와이 이주 이후, 20세기 중반에는 국가 주도의 이주와 정착을 목적으로 한 중산층 이민 등이 증가했습니다. 해외로 이주한 한국인들은 특유의 근면함으로 모범적인 삶의 토대를 건설해왔습니다. 세계화의 진전으로 국경의 의미가 점점 약해지면서 민족적 연대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해외 한인들은 세계로 뻗어가는 대한민국의 얼굴이자 세계와의 가교이기도 합니다. 해외 한인 사회와의 상호 협력은 한민족 공동체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동력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2014년을 기준으로 17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주자들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오랜 기간 단일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중시해 온 우리나라는 세계화와 다문화에 직면하여 문화 간 이해와 소통이 강조되는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이주자들이 각자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면서 우리 사회와 상호 공존할 수 있는 토대를 다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1980년대 말 이후 남북은 서로를 적대적 대상으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공존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남북을 동반자 관계로 정착시키고자 했던 1988년 7.7 선언부터 2000년대 두 차례의 정상회담까지 남북은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큰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사업, 민간단체 교류 등이 이루어졌지만 북핵문제, 연평해전, 천안함 사건에 이르는 갈등구조도 여전합니다. 분단 이후의 남북관계에는 긴장과 대립, 교류와 협력, 그리고 이산의 아픔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었던 값진 경험도 있습니다. 평화의 염원을 모아 통일 한반도로 나아가는 것은 미래를 향한 큰 걸음이 될 것입니다.